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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3번째 편지 - 30일간 시청한 379건의 유튜브를 분석하니



지난주 월요편지를 보시고 제가 작은딸을 결혼시킨 것으로 오해하신 분들이 여러분 계셨습니다. 전화와 문자를 주셔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월요편지에 제 친구가 딸을 결혼시키면서 스피치 한 내용을 적었는데 제 표현이 혼란을 가져다드리게 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 주말 카카오톡이 데이터 센터 화재로 먹통이 되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상당 시간 먹통이 되다 보니 불편하다는 생각을 넘어 그동안 카카오톡에 포로가 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태를 계기로 다른 플랫폼도 생각해 볼 여지가 생겼습니다. 이번 기회에 저의 유튜브 시청 실태를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아마 유튜브도 어떤 의미에서든지 저를 포로로 삼고 있을 테니까요.

우리들은 한 달에 유튜브를 몇 건 정도 시청할까요? 개인마다 편차가 클 것입니다. 저는 지난 30일 동안(9.17-10.16) 총 379건의 유튜브를 시청하였습니다. 하루에 12.6건 정도를 시청한 셈입니다. 한 건당 10분만 잡아도 2시간입니다. 5분이면 1시간 동안 유튜브 본 것입니다.

가장 많이 본 날은 10월 6일로 무려 46건의 유튜브를 시청하였습니다. 한 건도 보지 않은 날은 10월 10일 하루에 불과하였습니다. 5건 이하인 날은 10월 10일을 포함하여 5일에 불과하였습니다.

이쯤 되면 제 삶의 일정 부분이 유튜브의 포로가 되어 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제가 유튜브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하고 산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정상적 사회생활을 하며 독서도 제법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유튜브 시청 건수와 시간은 예상외로 많았습니다.

유튜브가 제 삶의 자투리 시간을 점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차를 탄 시간, 누구를 기다리는 시간 등 별 의식 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사이사이에 유튜브가 있었던 것입니다. 제 딴에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한 것이 이런 결과를 빚은 것입니다.

그러면 유튜브 없던 시절에는 그 자투리 시간 어떻게 활용하였을까요. 졸거나 멍하게 있었을 것입니다. 친구와 전화하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그런 시간이 유튜브 시청 시간으로 바뀐 것입니다.

유튜브 시청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지식을 습득하는 채널이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그 채널로 무엇을 보았는지가 핵심일 것입니다. TV 시청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와 똑같은 관점이 적용됩니다.

저는 30일 379건의 유튜브를 콘텐츠 유형별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제일 많은 건수는 정치시사토크 시청입니다. 108건으로 28.5%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이렇게 정치시사토크를 많이 시청한 줄 몰랐습니다. 그저 가끔 보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제 유튜브 시청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정치시사토크 프로 시청에 대해서는 시민으로서 정치시사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비중이 너무 많은 것은 문제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유튜브의 추천 기능이 유사한 정치시사토크만 보게 만든다는 숨겨진 사실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108건 대부분을 특정한 프로 위주로 보았던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프로에 등장하는 패널도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이렇게 되면 저는 편향된 의견만 계속 듣게 되어 저도 모르게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게 됩니다. 진영 간 갈등이 심화되는데 유튜브의 추천 기능이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으로 많이 시청한 유튜브가 골프 콘텐츠입니다. 모두 102건을 시청하였습니다. 26.9%입니다. 정치와 골프가 합하여 210건으로 전체 379건의 55.4%로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 주된 관심사는 정치와 골프입니다. 게다가 유튜브가 이를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골프 유튜브를 많이 보면 골프 실력이 그에 비례하여 늘까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골프 유튜브를 전혀 보지 않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스코어에서는 나아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가끔 어느 날 잘 맞은 드라이버가 예전보다 멀리 나가는 것 정도가 얻은 소득입니다.

대신 스윙의 일관성은 더 나빠진 것 같습니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스윙 지식이 들어 있다 보니 필드에서 미스 샷이 나면 바로 유튜브에서 배운 새로운 스윙 폼으로 바꾸곤 합니다. 전에는 한두 가지를 밀고 나갔는데 이제 그 반대입니다. 과잉 지식이 낳은 폐해입니다.

그다음으로 많이 본 것이 멋진 경치와 함께 힐링이 되는 음악을 틀어주는 유튜브입니다. 이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좋아합니다. TV나 프로젝터 등 큰 화면에 연결해 놓고 1시간 넘게 보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한 달에 32건을 보았습니다. 건수는 적지만 시간을 측정하며 꽤 될 것입니다. 음악 유튜브도 마찬가지입니다. 24건밖에 되지 않지만 30분 이상 틀고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듣곤 합니다. 힐링 유튜브나 음악 유튜브는 많이 시청할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영화 요약 유튜브도 하루에 한 편 정도는 보았습니다. 총 31건을 보았으니까요? 이것은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90분짜리 영화를 불과 15분 내외로 요약해서 보여 주어 시간을 절약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영화의 참맛을 즐길 인내와 여유를 앗아 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유튜브를 지식 습득의 채널로는 잘 사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철학, 역사 공부를 하는 데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대신 책을 활용합니다.

제 분류법에 따르면 행복에는 세 개념이 있습니다. 즐거움(Pleasure), 기쁨(Joy), 보람(Virtue) 등이 그것입니다. 기쁨은 <즐거움+성장>입니다. 보람은 <기쁨(즐거움+성장)+가치>입니다.

저는 유튜브를 즐거움 영역에서만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를 많이 시청하고 나면 마음은 의외로 허전하였습니다. TV 시청을 많이 하거나 모임에서 쓸데없는 수다를 많이 한 경우와 같았습니다.

앞으로는 기쁨과 보람을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려고 합니다. 즉, 유튜브를 시청한 후 제 자신이 성장하였다는 느낌이 들거나, 가치 있는 일을 하였다는 느낌이 들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유튜브 시청 패턴은 어떠신가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2.10.17.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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