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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번째 월요편지 - 크리스마스 D-97일



저희 집에는 1년 내내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크리스마스 한 달 전쯤 설치하였다가 한 달 후쯤 해체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해체하여 보관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 3년 전부터는 1년 내내 설치해두고 있습니다.

2주 전 그 크리스마스트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남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짜를 헤아려보니 9월 16일이 크리스마스 전 100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큰 행사는 100일 전부터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지요. 마찬가지로 2022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이제 100일 남은 것입니다. 아니 오늘 9월 19일은 D-97일입니다.

평범한 일상에 의미를 넣어보자는 장난기 어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12월 25일까지 카운트다운을 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려 보자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더 이상 크리스마스가 설레지 않습니다. 정작 크리스마스가 되더라도 그저 그렇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런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마치 올림픽을 기다리듯, 월드컵을 기다리듯 D-00일의 카운트다운을 하며 기다려 보자는 것입니다. 아직 어떤 이벤트를 할지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아무런 생각이 없지만 크리스마스가 주는 정겨움만은 어렴풋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살아보면 인생은 그렇게 재미없지만은 않습니다. 별거 아닌 일에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이 인생인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문득 인생은 '이벤트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고 작은 이벤트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이벤트를 준비하는 과정은 다소 힘들고 지루하지만 이벤트 자체는 재미있고 즐겁지요. 그 이벤트가 끝나면 한동안 멍하지만 또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하고 준비를 하고 실행합니다. 인생은 이런 이벤트의 연속이 아닐까요." (2016년 2월 22일 월요편지)

저는 2022년 12월 25일을 또 다른 이벤트로 생각하며 인생의 활력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벤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크리스마스에 대해 제가 쓴 월요편지를 모두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매년 12월 초 전 직원이 다 같이 모여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듭니다. 연례행사입니다. 그 광경을 적은 월요편지입니다.

"드디어 꼬마전구 달린 전깃줄을 트리에 두르는 작업이 끝났습니다. 꼬마전구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모두 '와' 하는 탄성이 터졌습니다. 이제 트리에 장식물을 달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작업하니 멋진 크리스마스트리가 탄생하였습니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2019년 12월 9일 월요편지)

그다음으로 떠오르는 단어가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저희도 고등학교 동창 아홉 부부 모임에서 아이들이 어릴 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연례행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친구가 분장을 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선물 주머니에서 상자 하나를 꺼냈습니다. '이게 누구 건가. 아 윤아(저희 큰딸) 꺼내. 윤아는 일 년 동안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한글 공부도 잘했네. 그런데 반찬을 골라서 먹었네요. 내년에는 반찬 골고루 먹어야죠.' 윤아는 큰 소리로 '네'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 아이 한 아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습니다. 모두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2015년 12월 28일 월요편지)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크리스마스 하면 <휘게 hygge>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덴마크 사람들처럼>이라는 책에서 배운 단어입니다.

"덴마크의 12월 어느 날 밤, 창밖에는 눈이 천천히 내리고 있습니다. 예쁜 농가에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의 장식 등과 식탁의 양초들이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은은하게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집니다. 가족들이 벽난로 앞에 앉아 식사를 합니다. 따뜻하게 데운 포도주가 제격입니다. 너도나도 이야기 웃음꽃을 피웁니다." (2016년 12월 12일 월요편지)

제가 생각하는 휘게의 모습입니다. 또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입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기준과 의미를 잘 몰라 공부해 월요편지에 적었던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공식적인 기준은 크리스마스 당일인 12월 25일 오전 7시 최소 1인치의 눈이 있어야 인정된다고 합니다. 서울이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확률은 27%쯤 된다고 하니 5년에 한 번씩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꿉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 설레고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무렵은 북반구의 대부분 지역이 눈이 오기 시작하는 계절이고 하얀 눈은 속죄라는 기독교적 의미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생겨난 개념이라는 것이 통상적인 설명입니다.” (2011년 12월 26일 월요편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공부했으니 이번에는 <크리스털 크리스마스>를 공부해 보시죠. 오래전 크리스마스 기간에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팔라우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더운 나라에서도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거리에는 루미나리에를 설치하여 즐기고 있었습니다.

"가이드가 혹시 크리스털 크리스마스를 들은 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모른다고 하자 조금 후에 그 뜻을 알게 될 것이라며 빙긋이 웃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배를 타고 낚시하러 바다로 나갔습니다. 한참 이동하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먼 하늘에는 태양이 떠 있는데 우리 지역만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순간 가이드는 크리스털 크리스마스를 경험하게 되었다며 바다 표면을 가리켰습니다. 비는 바닷물에 부딪치며 태양에 반사되어 수정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이것을 크리스털 크리스마스라고 하며 모두가 기다린다고 하였습니다.” (2011년 12월 26일)

월요편지에서 <크리스마스트리>, <크리스마스 선물>, <휘게>, <화이트 크리스마스>, <크리스털 크리스마스> 등의 단어를 읽고 나니 금년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무엇을 할까 윤곽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97일을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꿈꾸며 설레는 기분으로 살 겁니다. 인생은 이벤트를 정하고 준비하며 즐기는 일의 연속이라는 월요편지의 글처럼 이번 크리스마스는 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 또 하나의 이벤트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떤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습니까?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2.9.19.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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