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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편지 - 행복경영이 무엇인지 궁금하십니까

행복경영이 무엇인지 궁금하십니까.

  여러분 서서히 새로운 체제에 익숙해 가고 계신가요. 아마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에 당혹하기도 하셨을 것입니다. 먼저 배치표가 뒤집어졌고 고검장으로부터 월요편지가 날라 오기도 하였지요. 그리고 검사 한사람이 전근을 가는데 요란하게 환송식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변화를 위한 변화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대검에서 혁신추진단장을 2년간 해 보았습니다. 바꾼다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바꾸기 위해 치러야 할 희생이 얼마나 많은 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또 바꾸어 놓은 것이 생명력을 갖지 않으면 전시행정으로 끝나고 마는 사례도 수없이 보았지요. 저는 우리 검찰의 훌륭한 전통을 잘 이어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고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해오던 일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있고 주위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원하건 원하지 않건 어쩔 수 없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역사는 그렇게 발전해 왔습니다. 검찰의 역사도 그렇게 발전할 것입니다. 여러분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저는 변화의 방향을 행복경영에서 찾고자 하였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저의 고객인 직원을 행복하게 하고 행복해진 직원은 고객을 행복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직원의 행복을 고객의 행복보다 우선 순위에 놓는 것은 혹시 조직 이기주의나 검찰 지상주의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은 직원, 조직 생활에 불평과 불만을 가진 직원이 과연 고객만족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을까요. 상사로부터 꾸중과 질책을 받은 직원이 고객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최고의 인격자나 성직자라 하더라도 이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미국 시어스 백화점은 인건비를 고정비용으로 생각하고 매출이 감소할 때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 종업원을 해고하고 파트타임 임시직원을 늘렸습니다. 그러나 이 처방은 독약 처방이 되어 고객서비스는 점차 악화되었고 매출은 점차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어스 백화점은 직원만족-고객만족-주주만족 이라는 경영이론을 체계화하였습니다. 이것이 ECP (Employee-Customer-Profits) 모델입니다. 그 후 5년간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직원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5점이 증가할 때마다 고객만족도는 1.3점이 증가하고 매출은 0.5%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즉 직원만족이 고객만족에 기여한다는 이론이 통계적 분석을 통해 수치화된 것입니다.

  저 역시 대전지검과 북부지검에서 행복경영을 실천해 보면서 똑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행복경영의 세계로 안내하겠습니다. 내일이면 9월입니다. 실질적으로 부산고검에서 행복경영이 실천되는 첫 달이 됩니다. ‘첫 번째’라는 말을 접하면 되면 우리는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미 2009년이 여덟 달이나 지나갔습니다. 즉 2009년의 3분의 2가 지나간 것입니다. 누구나 시간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지만 또 그럭저럭하다가 하루가 지나갑니다. 그렇게 여덟 달이 지나간 것이지요. 또 앞으로 연말까지 넉 달도 그렇게 지나갈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계획을 짜십시오. 목표를 세우십시오. 연초에 세 

운 목표 중 달성하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이야기는 들을 때는 그래 무엇인가 하여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실천해 본 기억이 별로 없고 실천하였더라도 며칠 가지 못하였던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에게 한편의 시를 소개해 드리는 것으로 새로운 다짐을 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맹인에 귀머거리에 벙어리였던 헬렌 켈러 여사의 시입니다.

 



 

 

맹인인 나는 맹인이 아닌 당신에게
한가지 힌트밖에 줄 수 없다.

내일이면 장님이 될 사람처럼
당신의 눈을 사용하라
다른 감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마치 내일이면 
귀머거리가 될 사람처럼
그렇게 새들의 노랫소리를 듣도록 하라.

마치 내일이면
다시는 아무것도 못 만지게 될 사람처럼
모든 것을 만지며 그 촉감을 즐기도록 하라.

마치 내일이면
아무 냄새도 맡지 못하게 될 사람처럼
그렇게 꽃의 향내를 맡고

 
음식의 냄새를 맡도록 하라.

내일 나에게서 모든 것이 없어진다면 오늘을 이처럼 살지는 않겠지요. 숯과 다이아몬드는 그 원소가 똑같은 탄소입니다. 그 똑같은 원소에서 하나는 아름다움의 최고 상징인 다이아몬드가 되고 또 다른 하나는 보잘 것 없는 검은 숯 덩어리가 되고 말지요.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훗날 우리가 다이아몬드도 숯 덩어리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행복경영을 부르짖는 것, 그것도 따지고 보면 우리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최고의 삶을 살 수 있게 조직과 조직의 장이 도와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 밑바탕에는 시간에 대한 경건함이 깔려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부산고검이 새롭게 진용을 갖추어 출발하는 이 주간 여러분 개인도 헬렌 켈러처럼 ‘마치 내일이면 ...이 될 사람처럼’이라는 가정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런 가정을 하겠습니다. ‘마치 내일이면 부산고검장을 떠나게 될 사람처럼’이라는 가정을 하고 부산고검장 생활을 해 볼까합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09.8.24.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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