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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다시 한번 경청의 힘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 2008년 10월 27일)

뉴욕의 한 출판업자가 주최한 파티에 참석한 데일 카네기는 그곳에서 저명한 식물학자를 만나 이국의 식물과 새로운 식물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 그리고 실내정원 이야기에 푹 빠져 들었습니다. 카네기는 그 학자에게 자신이 가꾸던 실내정원과 관련해 몇 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파티가 끝난 후 그 식물학자는 주최자인 출판업자에게 ‘데일 카네기 씨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재미있고 유창한 달변가였습니다. 기회가 온다면 꼭 다시 만나고 싶군요.’라고 칭찬하였습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대일 카네기는 의아했습니다. 사실 그는 그날 질문 몇 개 외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식물학자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었을 뿐인데 말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다 아시는 경청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저도 경청의 힘에 대해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는 어떤가요? 어떤 모임에 참석하여 1시간쯤 지나 제 모습을 보면 무엇인가 한참 열을 내어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경청과는 거리가 멀고 대화를 독점하고는 하지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경청을 잘하는 분은 정말 행운아이십니다. 한 가지 변명하자면 검찰 업무는 제게 경청보다 다변을 더 가르쳐준 것 같습니다.

‘묻는 말에만 짧게 대답하세요.’라고 상대방의 말을 제한하고는 대신 제가 한참 동안 설득이라는 미명 아래 훈계를 하고는 하였지요. 사실 검찰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당사자의 답답한 심경을 들어주는 경청임에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그 반대의 모습을 키워나간 것은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경청은 자동차업계의 절대강자였던 GM과 도용타의 운명을 갈랐습니다. 세계1위의 자동차 업체요, 미국의 상징이던 GM은 고객‧주주‧직원의 말을 경청하지 않았습니다. 도요타는 정반대로 행동하였습니다. GM이 생산직원들을 졸개나 하인처럼 부릴 때 도요타는 그들로부터 더 싸고 품질 좋은 차를 만드는 방법을 들었습니다. GM보다 월급과 복리후생이 못하지만 도요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입을 연’ 이유는 바로 도요타 경영진이 현장으로 내려가 고개를 숙이고 경청하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GM 경영자들은 막대한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돈을 줄 테니 닥치고 일이나 하라’고 말입니다.

 

제가 대전지검장으로 부임하여 맨 처음 한 일은 여러분이 매일 보는 배치표를 거꾸로 만든 것입니다. 또 CEO인 제가 직원 여러분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서 여러분은 고객인 시민, 사건당사자를 행복하게 해주자는 행복경영론을 주장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의 밑바탕에는 제가 여러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즉 경청하겠다는 다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지금의 모습은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닌가 자문해 봅니다. 제 목소리와 의견이 더 많아진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대전지검을 경청이 미덕인 청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가끔 깅연을 다녀보면 특별히 강의 내용에 귀를 기울이면서 머리를 끄덕이기도 하고 재미있는 대복에서는 미소도 짓고 어떤 이야기는 메모를 하기도 하는 분을 만납니다. 그런 분이 한 분만 있어도 그날 강의는 정말 기분 좋게 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 매니지먼트 업데이트’는 듣기 기술이 탁월한 사람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질문을 던진 후 상대방의 대답을 재촉하지 않고 그저 그를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다. 메모를 하기도 하고 상대방 쪽으로 몸을 숙이기도 하며 가끔 동의한다는 표시로 머리를 끄덕인다. 그렇게 자신이 듣는 단어 하나 하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에 반응함으로써 상대로부터 완벽하게 정보를 빨아들이고 있으며 진정으로 그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음을 알게 한다.”

 

경청의 능력은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 친구관계 그리고 직장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첩경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 한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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