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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번째 편지 - 핀테크, 푸드테크, 리걸 테크, 그리고 Audittech



지난주 월요편지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 회사는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20회 세계 보안 엑스포에 참가하였습니다. 당초 걱정과는 달리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분들이 부스를 찾아주었고, 직원들도 뜻밖의 관심에 힘입어 열심히 하여 잘 마쳤습니다.

저는 다른 부스를 돌아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1974년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시작하기 직전,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로부터 2학년부터 나누어지는 문과, 이과 지망을 받았습니다. 퀴리 부인 같은 물리학자가 되는 것이 꿈인 저는 이과를 지망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꿈은 한 번에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아버님은 평소의 인자하시던 성품과는 달리 단호하게 이과는 안된다고 반대하시고 문과를 가서 대학교는 법대를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무튼 그 후부터 저는 문과생으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과학이나 기술>과는 거리가 먼 <글과 말>로 먹고 사는 인생을 산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과학과 기술의 영향력은 점점 커져 일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인터넷, 핸드폰, AI, 블록체인 등 평생을 신기술을 따라잡는데 허덕이며 살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간신히 배우면 어느새 새기술이 나타나 그것을 익히기 바쁩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그럴 것입니다.

제가 평생을 몸담았던 검찰에서 과학과 기술은 먼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어느 검찰총장의 취임사를 쓰면서 "30년 동안 검찰이 바뀐 것은 타자기가 컴퓨터로 바뀐 것뿐입니다."라는 구절을 넣었을 정도입니다.

그런 검찰에 <과학>이라는 용어가 들어온 것은 불과 20년이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 과학수사, 포렌식, 디지털포렌식이라는 용어가 야금야금 검찰로 들어오더니 이제는 수사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저는 그 연장선에서 회사를 차렸습니다. 문과생인 제가 디지털포렌식을 기본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입니다. 게다가 <하이에나>라는 디지털 포렌식 기반 내부감사 솔루션으로 세계 보안 엑스포에 참가한 것은 반전입니다.

 

 

  

 
 

저는 행사 기간 내내 우리 회사가 <보안> 엑스포에 걸 맞는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사실 행사장 부스를 살펴보면 보안 관련 회사들이 대부분이고 저희와 유사한 업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저는 기업의 내부감사를 아웃소싱 받아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가 만든 <하이에나>는 내부감사를 잘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세상은 모두 테크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전통 산업도 테크놀로지가 개입하면 획기적으로 변하여 새로운 사업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핀테크 Fintech는 모두 아실 것입니다. 금융 finance에 기술 technology를 만난 경우입니다. 카카오페이나 토스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에듀테크 Edutech는 교육 education이 기술을 만나서 생겼고, 푸드테크 Foodtech는 음식 food에 기술을 만나 생겼습니다. 변호사 세상에는 리걸 테크 Legaltech가 만들어졌습니다. 법 legal과 테크가 만난 것입니다.

그런데 프롭테크 Proptech를 아시나요. 부동산 property와 테크가 만난 경우입니다. 광고에 많이 등장하는 부동산 정보제공 앱인 <다방>과 <직방>이 이에 해당하는 기업입니다.

이렇게 기존의 산업은 테크놀로지를 만나 전혀 다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기계>를 만난 것입니다. 작년에 읽은 책 <HUMAN + MACHINE>의 한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대전환은 거대하고 역동적이며 다양성 있는 하나의 공존 영역을 탄생시켰으며, 그 영역에서 인간과 기계는 협업을 통해 엄청난 사업 성과를 거둔다. 우리는 이를 ‘소외된 중간지대 missing middle’이라고 부른다. ‘소외된’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거의 누구도 이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주 소수의 기업만이 이 중요한 영역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무슨 테크는 '소외된 중간지대'를 개척하는 기업들의 총칭인 것입니다. 저는 그 책에서 힌트를 얻어 기존의 행복마루컨설팅을 HM Company로 바꾸었습니다. ‘행복’의 H가 ‘HUMAN’이 되고, ‘마루’의 M이 ‘MACHINE’이 되어 협업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 협업 툴의 첫 작품이 <하이에나>이고 세계 보안 엑스포를 통해 세상에 선을 보였습니다. 저는 엑스포를 마치면서 우리는 어느 테크 기업인지 고민하였습니다. 리걸 테크인가? 좀 달랐습니다.

딱히 우리 같은 기업을 규정하는 테크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감사'라는 전통적인 산업을 테크로 재해석하는 기업. 그것이 HM Company가 하는 일에 대한 정확한 설명일 것입니다.

감사 audit과 기술 technology가 만난 것입니다. 무엇이 될까요. 아니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제 머리에 떠오른 단어는 Audittech라는 새로운 용어입니다. 오딧테크, 저와 HM Company가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여러분이 소속된 산업은 테크를 만나셨나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1.5.17.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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