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9번째 편지 -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일까요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일까요.

  여러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국정감사를 받기위해 수주일 전부터 답변자료 준비, 감사장 준비를 해주시고 감사당일 완벽하게 감사를 치를 수 있게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이번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부산고검 검찰가족이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답변자료를 준비하는 검사실이나 감사장을 꾸미는 사무국 모두 검사장의 입장에서 서서 어떻게 하면 원만한 감사를 치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알아서 준비해 주었습니다. 사실 제가 지시할 거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일을 처리해 주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일까요.

  두 젊은이가 같은 가게에서 똑같은 월급을 받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젊은이 중 아놀드는 승진한 반면 브루노는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 브루노는 사장님께 대우가 불공평하다고 불평하였습니다. 사장님은 브루노에게 ‘시장에 가서 오늘 누가 무엇을 팔고 있는지 알아오게.’ 하고 지시하였습니다. 시장에서 돌아온 브루노는 농민 한사람이 감자를 한 차 싣고 와 팔고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양이 얼마나 되던가.’ 사장님의 질문에 브루노는 다시 시장에 가서 알아보고 와서 ‘40자루’라고 답변하였습니다. ‘가격은 얼마이던가.’ 또 브루노는 시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시장을 다녀온 브루노에게 사장님은 아놀드가 어떻게 하는지 보라고 하였습니다. 사장님은 아놀드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시장에 가서 오늘 누가 무엇을 팔고 있는지 알아오게.’ 아놀드는 시장을 다녀와 이렇게 보고하였습니다. ‘한 농민이 감자 40자루를 팔고 있는데 1자루에 10달러이고 품질이 꽤 쓸 만해 혹시 사장님이 구입하실 의향이 있으실지 몰라 샘플로 감자 몇 개를 가지고 왔습니다.’ 사장님은 브루노를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이제 왜 아놀드 월급이 자네보다 많은지 알겠지.’

  상사 입장에서 무엇이 궁금한지 무엇이 필요한지 미리 생각하여 이것을 실천하는 사람, 그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상사는 모두 이런 부하를 원합니다.

  이런 비서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대기업 회장님의 여비서 이야기입니다. 이 회장님께서 해외 출장을 가시면 여비서는 그 회장님이 묵으실 호텔에 전화를 해서 우리 회장님은 습관과 취향이 이러이러하니 이에 맞춰 서비스를 해 달라고 부탁한답니다. 물론 회장님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회장님이 외국에서 골프를 치러 나갈 경우에는 그 회장님이 골프장으로 향하기 직전에 국제전화로 ‘회장님 오늘 그곳 골프장 온도가 10도랍니다. 날씨가 쌀쌀할 것 같으니 꼭 스웨터를 한 개를 더 입고 나가세요.’ 라고 말씀드린답니다. 그 회장님이 여비서를 최고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 여비서는 직책은 비서지만 직급은 부장급이랍니다.

  상사가 예상하는 일을 뛰어 넘어 일을 하는 사람, 그가 진정한 프로입니다. 상사는 이런 부하에게 매혹됩니다.

  다른 나라 사람, 대기업 회사원 이야기를 하니 실감이 안 나시나요. 우리 검찰청 직원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북부지검장 시절 검사장 부속실에 근무한 문지수씨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변호사 한 분이 우리 청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수사가 편파적으로 흐르고 있다며 항의성 전화를 해 주셨습니다. 제가 바로 회의를 시작하여야 했기에 사건번호를 부속실에 알려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니 문지수씨가 어느 변호사님께서 사건번호를 알려 주셨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지수씨는 이미 진행상황을 알아보고 타 청으로 이송되어 어느 검사실에서 수사 중이라고 보고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검사님의 소속 부장님과 차장님이 누구인지 알아보라고 시켰더니 미리 준비한 그 청의 배치표를 꺼내며 누구 누구라고 보고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무엇을 물어볼지 훤히 예상하고 두 단계 준비를 한 것이지요. 저는 지수씨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무서울 정도로 일 잘한다.’고 말입니다.

  저는 부산검찰 가족 여러분 모두가 아놀드이고, 부장급 여비서이며, 문지수씨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프로입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09.10.19. 조근호 드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이전글 목록으로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