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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5 HR - Insight] 마음을 담은 월요편지, 행복메신저 변호사

조근호 행복마루 변호사는 2008년 3월부터 매주 월요일 직원들에게 월요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검사였고 조직원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선택한 방법이었다.
“제가 2008년 대전지검장으로 부임했을 때 취임사를 하는데 과연 내가 하는 말의 몇 프로를 기억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 정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마지막으로 지검장으로 있는 동안 절대 부하직원들을 야단치지 않겠다는 말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 마지막 말만을 기억하더라고요.”

조 변호사는 공중에 쉽게 흩어지는 말 대신 글을 써서 보내면 직원들 가슴에 오래 남을 수도 있고, 거기에 대한 답장이 온다면 괜찮은 소통이 아닐까 싶은 생각에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검사장이 와서 별난 짓을 한다는 분위기였다. 하다가 그만 두겠지, 답장을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라는 혼란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의 진심은 통하였고 소통의 통로가 자리잡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월요편지가 검사를 그만 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물론 변호사 조근호가 된 작년부터는 그 내용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검찰 조직 내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면 지금은 본인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있으며 이는 더 큰 공감으로 일으키고 있다.

희망과 행복을 전달하는 월요편지

“처음에는 대전지검에 있는 관계자 350명에게만 편지를 썼습니다. 우리 조직 내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으니까요. 1년 후에 북부지검으로 옮기면서 이곳 직원들에게만 쓰려고 하니 1년 동안 편지를 받아왔던 대전지검 사람들이 편지를 요청해왔죠.”
조 변호사의 편지를 받는 이들은 모두 그를 한번쯤은 만난 사람이라고 한다. 전혀 그를 모르는 이에게는 편지를 보낼 자신이 없을뿐더러 그를 떠올리고 그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어느새 그의 편지를 받는 이들은 5천명이 넘는다. 부산고검장으로 가면서 산하 직원들에게 행복경영을 강의하게 되었는데 그 후 50번이 넘는 강의를 통해 당야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제 글을 통해 용기를 얻고 삶이 변화됐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사실 가장 큰 변화를 맛본 사람은 제 자신입니다.”
그는 처음에 글이란 글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편지를 쓰면서 글재주보다는 가슴 안에 터질 듯한 무언가가 있어야 써지는 것이 글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하지만 가슴 속 벅찬 감정은 가만히 있어서 생기는 것은 아니며, 사물에 애정을 가지고 깊게 관찰해야 생긴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조 변호사는 이전보다 깊이 생각하고 다르게 보는 법을 일힐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화를 잘 내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던 제가 많이 달라졌죠. 그렇다고 화를 전혀 내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까. 그건 아니고요. 일단은 화를 내는 횟수가 줄었으며 갈등이 부딪히면 저를 반성하는 자세를 취하게 됐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놀랄 정도였죠.”

행복경영은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

지금까지 월요편지를 이어오면서 에피소드의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가장 큰 주제는 여전히 ‘행복’이다. 지검장 시절부터 행복경영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여전히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조사에 따르면 조직원이 조직 내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1위부터 5위까지는 존중, 비전, 칭찬, 배움, 경청이었습니다.”
조직 내에서 인격적으로 존중을 하는 것, 작은 조직이라도 그 조직에 꿈이 있고 그 꿈이 나의 꿈과 이어질 때, 칭찬받을 일에 칭찬을 하는 것, 사람답게 사는 방법에 대한 배움, 그리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는 것,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 등이 조직 내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복 지침이다.
조 변호사는 리더란 부하를 성장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부하를 성장시키지 못하고 본인만 성과를 내거나 성장한다면 리더라기보다는 ‘전문가’일 뿐이라고 말했다.
“흔히들 카인드 리더십(Kind Leadership)과 불리 리더십(Bully Leadership)을 이야기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카인드 리더십이 좋다는 건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면서 불리 리더십을 쳘치게 됩니다.”
하지만 불리 리더십의 문제는 조직의 위기 때 바로 드러나게 돼 있다고, 2008년 금융위기가 왔을 때 많은 은행과 투자회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CEO들은 그동안 이 같은 사실이 자신에게 보고가 되지 않았던 것에 분노했다. 이를 계기러 이뤄진 연구에서 사나운 상사 밑에서 일하는 직원의 58%는 그 상사에게 회사의 문제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반면, 친절한 상사밑에서 일하는 직원은 19%만이 그러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결국 사나운 상사의 압박에 당장의 실적을 낼 수는 있으나 회사의 사정을 속속들이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배가 침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일.
“행복경영의 핵심은 행복한 리더가 행복한 직원을 만들고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직원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더불어 그는 인생을 살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결국 행복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았느냐가 행복의 기준이 된다는 말이다.

인생은 도전하는 재미로 사는 것

30년 동안 검사 생활을 했던 그는 작년 8월 검찰 법무 연수원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지난 10월 법무법인 행복마루를 설립하면서 제 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과거 조 변호사가 승진에서 탈락했을 때 지인은 그에게 “인생은 역전하는 재미로 사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말에 힘입어 그는 더욱 노력했고 결국 인생의 성공을 맛보기도 했다고. 그는 여기에 덧붙여 ‘인생은 도전하는 재미로 사는 것이라는 신조를 가지게 됐다.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결코 쉬운 길은 아닐 테지만, 다시 또 펼쳐질 인생을 위해 오늘도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작은 것부터 도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얼마 전 저는 30일 동안 매일 걷기에 도전하는 하였습니다. 1월말부터 시작했기에 혹독한 추위 속에서 매일 한 시간씩 걸었습니다. 그리고 30일을 채웠던 날 스스로를 위해 축하패를 만들었고 전달했죠. 작은 부분이지만 살아가는 데에 기쁨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얼마 전 그는 그동안의 월요편지 가운데 50여 편을 선정하여 책으로 묶었다. 지난 2009년 <조근호 검사장의 월요편지>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행복은 자전거 타기처럼 연습이 필요하다는 그가 사소한 일상에서 발견한 따뜻한 행복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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