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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번째 편지 - 소리가 스피커 진동판에 저절로 저장될 수 있나요?



오늘 새벽 월드컵 결승전 중계 보셨나요. 우리 시대에 가장 위대한 경기를 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바람에 지각도 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최근에 특이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제 아내가 드럼을 배운 지 몇 달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전자 드럼으로 아파트에서 연습하였는데 제대로 된 드럼 세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지난 월요일 하나 구입하여 시골집으로 배송시켰습니다.

밤 10시경 전문가가 드럼 세트를 가지고 와서 세팅하였습니다. 드럼은 사이즈도 여간 큰 것이 아니고, 소리도 엄청나게 컸습니다. 전문가가 시연을 보이고 아내도 몇 곡을 연주하였습니다.

11시경 전문가는 집을 떠났습니다. 아내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 혼자 드럼이 있는 방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큰 북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자그맣게 들리는 것이 아니라 드럼 세트에 있는 큰 북과 똑같은 크기의 소리가 주기적으로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드럼을 연주하려면 미리 녹음된 MR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드럼이 있는 방에는 노트북, 프로젝터, 스피커와 앰프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노트북에서 유튜브를 통해 해당 곡 MR을 찾아 틀면 화면은 프로젝터, 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시스템입니다.

드럼이 있는 방의 스피커는 금영 노래방에서 사용하는 스피커로 프런트 스피커 좌우 1개씩 2개, 리어 스피커 좌우 1개씩 2개 등 총 4개가 전면에 있는 구조입니다. 평소에는 올레TV도 보고 넷플릭스도 보기 때문에 스피커 앰프는 항상 스위치 온 상태입니다. 다만 프로젝트만 온오프하며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큰 북소리가 주기적으로 나기에 시스템을 살펴보니 노트북과 프로젝터는 당연히 꺼져 있고, 스피커 앰프만 켜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저는 스피커 앰프를 꺼 보았습니다. 큰 북소리는 멈추었습니다.

다시 조심스럽게 스피커를 켜고 볼륨을 올려보니 일정 볼륨 이상에서 다시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소리를 낼 만한 리소스가 전혀 없는데 소리는 주기적으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소리는 스피커에서 나는 기계음이 아니었습니다. 주기적으로 큰 북소리만 났습니다. 드럼 세트에 있는 작은북이나 심벌즈 소리는 전혀 나지 않고 오로지 큰 북소리만 4박자에 맞춰 소리 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내를 깨웠습니다. 아내가 소리를 듣고 드럼 세트를 설치한 전문가에서 전화를 걸어 이 상황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나 드럼은 아날로그라 스피커에 소리를 전달할 만한 것이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동시에 ‘혹시 귀신이’ 하며 웃었습니다. 합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스피커 정보를 인터넷을 찾아보았습니다.

스피커는 “앰프에서 나온 전기신호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공기의 진동 형태로 변환하는 장치”입니다. 스피커 작동원리는 간단합니다.

“진동판(Cone Paper) 중심축을 둘러싸고 있는 보이스 코일에 앰프로부터 전기신호가 흐르면, 그 순간 보이스 코일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영구자석 간에 자력이 발생됩니다.

발생된 자력으로 밀고 당기는 힘이 발생되며, 보이스 코일에 붙어 있는 진동판이 앞뒤로 움직이게 됩니다. 이렇게 진동판이 움직이면서 만들어낸 공기 진동이 우리 귀에 전달되면서 최종 소리로 인식합니다.”
 


즉, 소리가 나려면 앰프로부터 전기신호가 흘러야 하는데 아무런 신호 없이 진동판이 주기적으로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부부는 스피커 앰프 전원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다음 날 회사에 가서 이 이야기를 하였더니 모두 이구동성으로 귀신 장난이라며 무서워했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고, 무섭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과학적으로 그 원리를 알고 싶었습니다.

한 직원은 큰 북소리만 났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대표님, 굿할 때 왜 큰 북을 치는지 아십니까? 큰 북소리가 귀신을 불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럴듯한 이론까지 붙여 귀신 소행이라고 강력 주장하였습니다.

며칠 후 다시 방문하여 스피커를 켜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지난번처럼 노트북, 프로젝터, 스피커와 앰프 등을 이용하여 MR을 켜고 이에 맞추어 드럼을 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피커를 껐다가 다시 켰습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 이상한 현상이 끝난 것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아내와 저녁을 먹기 시작하였는데 한 시간쯤 지났을까요? 지하실 방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급히 달려갔습니다.

또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큰 북소리가 주기적으로 나는 것이 아닌가요. 저는 핸드폰으로 그 장면을 녹화하였습니다. 녹화된 것을 보니 여전히 큰 북소리입니다.

그런데 올레TV를 켜 앰프에 다른 소리가 전달되면 이 북소리는 사라져 버립니다. 분명, 드럼 소리와 이 이상한 큰 북소리는 연관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큰 북소리만 나는 것일까요? 이 현상은 어제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수립한 가설은 이렇습니다.

1. 큰 북소리는 저주파 소리로 소리를 강하게 멀리까지 전달한다.

2. 스피커의 진동판이 무슨 원리인지 큰 북소리만 <저장>하고 있다.

3. 앰프를 켜면 진동판에 저장된 큰 북소리가 재생된다.

그러나 진동판이 소리를 <저장>할 수 있는지 여부는 전혀 모릅니다. 과연 이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할까요? 아니면 직원들 말대로 귀신 장난이라는 초자연적 현상일까요?

혹시 이 원리를 설명해 주실 분 있으면 카톡이나 메일 주세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2.12.19. 조근호 드림

 

관련동영상 : https://youtube.com/shorts/oJRjcAwrbvE?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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