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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내부감사 아웃소싱 특화 행복마루컨설팅 조근호 대표 | 감사팀도 못 잡는 내부비리 족집게 적발

  • 박수호 기자
  • 입력 : 2016.01.18 12:41:28
1959년생/ 서울대 법대/ 제23회 사법고시 합격/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법무연수원장/ 행복마루컨설팅 대표(현)

1959년생/ 서울대 법대/ 제23회 사법고시 합격/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법무연수원장/ 행복마루컨설팅 대표(현)

포렌식.

개인용 PC, 회사 서버 등에 남겨진 디지털 정보 등을 수집·분석해 범행을 추적하는 기법이다. 영화나 미드(미국드라마) CSI 등에서 한두 번 봤을 법도 하다.

이를 일반 기업 내부감사에 활용한다? 그것도 외부 기관이?

2011년 현대카드에서 실제로 이뤄진 일이다. 검사장, 법무연수원장 출신인 조근호 전 검사(57)가 공직을 마친 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그를 찾았다. 검찰조사식으로 기업 감사 업무를 할 수 있겠느냐는 요청이었다.

1년여간 현대카드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검찰 시절 하던 대로 회사 내부를 들여다봤다. 얼마 안 있어 ‘관행’이라 여겨지던 비용이 사라졌고, 불필요한 업무도 손질할 수 있었다. 국내 최초 내부감사 아웃소싱 전문회사인 행복마루컨설팅 창업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소문이 나자 업종 불문, ‘러브콜’이 쏟아졌다. 카드사, 캐피털사, 보험사,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는 물론 화학, 조선 자재, 중장비, 우유 제조, 보안, 패션, 출판, 건설사 등도 손을 내밀었다.

▶기업 내부 PC 분석만 4000건 넘어

효과 있다 소문나자 여기저기 ‘러브콜’

“2012년 창업 후 지난해 말 기준 4년여간 개인용 PC만 4080대를 열어봤어요. 연평균 1000여대의 PC를 분석한 것이지요. 그러면서 사내 비리 행위는 물론 구매부 직원이 납품 회사와 짜고 입찰 비리를 벌였다든지, 퇴직 직원에게 현직 임원이 회사 기밀을 넘겨주는 사례 등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A사 모 임원이 친인척 명의로 외부에 회사를 만들어놓고 일감 몰아주기를 한 사례를 사내 메신저, 이메일 등을 분석해 파악하고 경영진에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 종전에도 기업엔 내부감사팀이 있었을 텐데 왜 행복마루컨설팅을 쓸까.

“저도 의문이었는데 막상 실무를 해보니 내부감사팀은 한계가 있더군요. 인력이 부족하거나 감사에 적용할 계획, 기법 등이 생각보다 전문화돼 있지 못했습니다. 또 감사팀의 기업 내 위상이나 구성원 개개인의 사내 관계 측면을 고려할 때 독립성을 주장하기 힘든 구조였어요. 최고경영진 입장에서 객관적인 보고가 필요했는데 이런 욕구를 행복마루가 해소해준 거죠.”

처음엔 사내 비리 적발 용도로 찾던 수요가 최근 더욱 다양해지고 있단다. 사전 비위행위 감지 시스템을 구축해 달라든지, M&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수 대상 기업의 우발 채무, 비위행위 여부가 없는지 실사해 달라는 요구 등이 그것이다.

“아예 사내 게시판 내 특정 비위행위 관련 용어가 뜨면 자동인식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만들고, 그간 축적된 디지털 포렌식 노하우를 유형별로 나눈 검사기법도 추가로 마련 중입니다. 건강검진처럼 기업문화를 건전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42호 (2016.01.20~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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