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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3 HEREN] 자신을 "행복 경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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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행복 경영"하라 조근호 변호사에겐 직함이 여러 개다. 법률사무소의 대표 변호사이자 컨설팅 그룹 행복마루의 대표이사이고 디지털포렌직 산업포럼 대표를 맡고 있으며 '조근호 변호사의 월요편지'를 통해 약 5,000여명의 사람들에게 월요일마다 행복을 배달하고 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가 쓰는 월요편지를 관통하는 주제는 행복, 그가 주창하는 행복 이야기는 검사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CEO보다 더 CEO 같은 검사' '검사 혁신의 전도사'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그. 사실 그의 관신사는 행복보다는 혁신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혁신에는 피로감이 축적되기 마련. 어깨가 굳으면 마사지로 풀어줘야 하듯, 혁신으로 인한 조직의 피로감을 풀어줄 '마사지'로 행복 경영이 제젹이다 싶었다. "마음의 여유와 행복감을 느낄 겨를이 없는 검찰이 내리는 판단은 때로는 잔인할 수 있습니다. 검찰청 직원은 가장 불행한 순간에 처한 사람들을 상대합니다. 그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악한 기운이 전이되지요. 그런 기운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면역체계가 있어야 하는데 '행복'이 바로 그것이라 믿었습니다." 직원들을 향한 행복 경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버이날 직원들 부모님 댁으로 케이크 돌리기, 230명의 전 직원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며 감사의 마음을 담은 월요편지 보내기, 징검다리 휴일에 연차 사용을 적극 권장해 자기 계발을 도모하기 등 직원들에게 일상의 작은 행복을 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는 그야말로 감동적이었다. 그의 편지를 읽고 변화의 기제로 삼겠다고 답장한 여러 후배들부터, 조 변호사의 조언으로 '꿈'을 설계하고 실천해 가정의 화목을 되찾았다는 스토리까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

검사로서 28년간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 그 누구보다 장해가게 꿈꾸고 과감하게 추진한 그이지만, 퇴임 이후론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삼가고 있단다. 떠난 사람이 훈수를 두는 것이 공직에 미련이 남아서라는 괜한 오해를 살까 걱정스러워서다. 폭넓은 경험과 지혜, 넓은 시야, 꿈꾸는 습관 등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을 쌓을 수 있었던 과거가 미래의 귀중한 자양분이 되리라 기대하며, '검사 조근호'를 떠나보내고 '변호사 조근호'로 인생의 2막을 맞이한지도 1년 6개월, 규모있는 유명 로펌에 들어가지 않고 굳이 자신의 비지니스를 시작한 것은 법률사무소 '행복마루'가 행복 경영을 구현하는 또 하나의 소사이어티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행복경영',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그는 '직원들을 대단하다고 인정하면 직원들은 춤추게 되어 있다'는 것만 기억해두라 조언한다. 조직에서 행복 경영이 여의치 않다면? 친구나 가족 또는 자신의 인생부터 '행복 경영'하란다. 실제로 조 변호사는 아내가 오늘 하루 어떤 고민으로 지냈는지, 노부모는 오늘은 어떤 낙으로 살았는지 귀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렇게 삶의 태도를 바꾸니 위기 극복 지수도 절로 높아졌다. 예전에는 아내가 "당신 피는 녹색이 분명해!"라고 말했을 정도로 칼날 같았던 그가 행복 경영을 실천한 이후 부턴 부부싸움을 한적이 없었으니! 그는 월요편지를 묶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행복은 자전거 타기처럼 연습이 필요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 우리에게 이미 와 있는 행복을 알아차리는 연습이지요. 일상의 사소함에서 행복을 캐내는 능력은 고독과 절제라는 숙련 과정을 필요로 한답니다. 여러분의 행복 채굴 능력은 어떠신가요?"

패션, 영혼을 자유롭게 하다 잭 웰치가 열정을 최고의 가치로 쳤다면 조 변호사는 열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라 설파한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열망하는 개방성이 오늘의 그를 이끈 '힘'이라 자부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이론, 새로운 책, 새로운 제품에 조건반사하는 그는 어리어답터다. 본인의 소장품 중에 가장 편애하는 것은 전자제품과 책이지만, 화려한 컬라로 물든 그의 옷장과 세련된 패션 스타일을 보면 여느 셀러브리티나 패션 피플 못지않다. 인생의 1막을 틀과 규율 속에 살았던 그는, 2막은 보다 자유로워지고 싶어 의식적으로라도 과감한 스타일을 즐기려 한다. 조근호 변호사가 슈트 이외의 옷을 처음 시도하게 된 계기는 패션 디자이너 박윤수 덕이다. 대학교 졸업 후 곧장 검사가 되었기에 깜장 슈트와 까만 구두, 하얀 셔츠가 전부였던 그에게 청바지를 권유한 것, 다리도 짧고 배도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음에도 박유수 디자이너는 조 변호사를 직접 청바지 매장으로 이끌고 가 딱 맞는 핏의 청바지를 손수 골라주고 선물까지 해주었다. 근데 어라, 막상 입어보니 생각 외로 잘 어울리는데다가 젊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청바지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도 구매하고 심지어 헤어스타일까지 부꾸면서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두뇌, 즉 사고의 전환으로 찾아왔다. 청바지가 계기가 되어 긴 바지와 재킷을 벗어던지고 휴가지에서 과감하게 반바지와 스트로 해트를 시도해보니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됨을 느꼈다. '패션이 영혼을 자유롭게 만들고 인생관까지 바꿀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후부턴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액세서리와 의상을 시도하며 재미를 만끽하는 중이다. "시도하고 부딪치고 실패하는 과정을 통해 내게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간다는 점에선 패션은 인격의 성장과 닮아 있어요."

조근호 철학을 대변하는 공간, 집 법무연수원장 시절 '공간은 사람이 만들지만 결국 그 공간이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한다'는 신념으로 법무연수원을 리모델링 해 디자인 경영을 실천했던 그답게 조 변호사의 집 또한 그의 철학을 오롯이 드러내는 공간이다. "알랭 드 보통은 <행복 건축>에서 '건축은 행복해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라고 했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제가 집을 레노베이션할 때 깊게 관여한 이유입니다."12년이나 살았던 집이기에 어떻게 매만지면 좋을지 아이디어도 많고 자연스레 잔소리도 많았을 터. 조 변호사는 시공을 맡은 디자이너에게 '소통주의 인테리어'를 주문했다. 공간을 아름답게 꾸민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물건을 창고에 쌓아두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수납함으로써 정작 그 물건이 필요할 때 제대로 찾지 못하거나 심지어 그 존재조차 잊어버리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를 개선하고 싶었던 것, 효율적인 수납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고 커다란 슬라이딩 도어를 단 기능적인 수납장을 곳곳에 설치함으로써 비로소 어두운 곳에 누워 있던 물건들과 극적으로 화해할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레이아웃과 멋진 인테리어라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자신의 하루 일과를 철저히 분석해 이를 공간 레이아웃에 적극 반영케 했다. 퇴근해 옷 갈아 입은 이후 서재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 착안해 안방을 서재겸 드레스룸으로 활용하고 욕실을 히노키 각탕을 갖춘 샤워실, 파우더룸, 용변 공간으로 각각 나눈 점이 그렇다.
지금 하는 일이 아니였다면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쇼 디렉터가 되지 않았을까 상상하는 그는 매일 새로운 꿈을 꾼다. 꿈꾸는 순간은 늘 설레고 흥분되지만 특별한 꿈 하나를 꼽는다면 먼 훗날 12월 31일 송년 강의&콘서트를 여는 것이다. 웃고 떠드는 콘서트는 넘쳐나는데 한 해를 뜻깊게 마무리하고 새해를 위한 동기 부여 시간을 갖는 행사가 없는 것이 아위워서다. 그가 커다란 공연장 한가운데 서, 관객들의 가슴에 열정과 희망, 행복이라는 뜨거운 불을 지를 '방화범'이 되는 그날이 왠지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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