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의 변화가 생각을 바꿉니다.
지난주 월요편지에서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색깔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편지는 그 속편이 될 것 같습니다.
양복의 정확한 명칭은 수트(Suit)라고 합니다. 수트의 기원은 영국 귀족의 군복입니다. 수트에는 4가지 색상이 있다고 합니다. 짙은 회색(쥐색, Charcoal Grey), 밝은 회색(Grey), 감색(Navy Blue), 갈색(Brown) 등이 그것입니다. 어디에도 검정색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검정색 양복, 블랙 수트가 기본이 되어 있습니다. 수트의 기원지인 영국에서는 블랙 수트는 장례식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 저녁에 입는 옷입니다. 그런데 미국·중국·한국에서만 일상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군요. 사실 공식무대에서 많이 입는 색상은 짙은 회색이랍니다. 여러분 혹시 짙은 회색 양복이 있으신가요.
이번에는 구두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세계 최고 호텔의 매니저는 투숙객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투숙객의 구두와 가방을 본다고 합니다. 어떤 가죽 제품을 사용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검정색 구두를 공식행사용으로
우리가 얼마나 그릇된 상식으로 옷을 입고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결과 무채색의 세상에서 살게 되어 다양성과 활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내친 김에 옷 이야기 한 가지 더 하겠습니다. 여러분 혹시 청바지를 즐기시나요. 아마도 젊은 직원들은 즐겨 입겠지만 40대 후반이상 분들은 선뜻 입기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2006년 청바지 입기에 도전하였고 그 후 가끔 주말에 청바지를 입어 봅니다. 확실히 사고가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옷차림이 생각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법무연수원에는 유니폼이 있습니다. 하복을 보았더니 바랜 하늘색에 밋밋한 디자인으로 누구 표현대로 ‘죄수복’ 같았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디자인 해보려합니다. 법무연수원 건물 인테리어를 바꾸고 이어 유니폼을 바꾸면 우리의 생각이 바뀌어 법무연수원이 변할 것 같아서입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1.4.11. 조근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