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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번째 편지 - 여러분은 진정 최선을 다해 보신 적이 있나요

여러분은 진정 최선을 다해 보신 적이 있나요.

   여러분 혹시 ‘믿음의 승부(Facing the giants)’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2006년 미국에서 1억5천만원을 들여 만든 저예산영화인데 전 세계에서 2천만명이 관람하여 3,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경이적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시골의 2류 고교미식축구팀 이글스가 코치 테일러의 지도아래 기적처럼 고교미식축구 챔피온이 된다는 스토리입니다.

   테일러 코치는 선수들에게 데스 크롤을 시킵니다. 데스 크롤은 한 선수가 엎드린 상태에서 다른 선수가 그 선수의 등에 등을 대고 올라타면 밑에 있는 선수가 무릎을 땅에 대지 않고 기어 전진하는 훈련입니다. 선수들은 10야드를 채 가지 못하고 무너집니다. 훈련이 끝나고 쉬고 있을 때 누군가 코치에게 묻습니다. “웨스트비 팀이 올해도 셀까요.” 선수중 하나인 브락이 대꾸합니다. “우리보다 엄청 세지.” 코치는 브락에게 “너는 벌써 패자가 된 거야.”라고 말하고 브락과 동료선수 제레미를 불러냅니다.

   코치는 브락에게 “다시 데스 크롤을 하는데 이번에는 네가 정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브락은 빈정대며 말합니다. “제가 30야드라도 가기를 원하는 것인가요?” “내 생각에는 넌 50야드를 갈 수 있어. 단, 네가 최선을 다할 거라고 약속해야 한다.” 코치의 말입니다. 브락은 장난치듯 “알았어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코치는 브락의 눈을 가립니다. 브락이 이유를 묻자 “네가 더 갈 수 있는데 어느 정도 가서 포기하는 것을 원치 않거든.”이라고 답합니다. 데스 크롤이 시작되어 브락이 제레미를 등에 올리고 눈을 감은 채 무릎을 떼고 엉금엉금 기기 시작합니다.

   코칭이 시작됩니다. “브락, 출발.” “무릎을 땅에서 떼도록 해. 손과 발만 사용하도록.” “잘 가고 있다. 조금 남았어.” “노력해봐” “그래 브락, 그대로 그렇게 간다.” “잘 가고 있어.” “시작은 좋았어! 조금 남았어.”

   브락의 팔이 떨리기 시작합니다. 동료선수들이 장난스럽게 웃습니다. “20야드쯤 왔나요?” “20야드는 잊어버려. 최선을 다해라. 계속 가는 거다. 바로 그거야.” 브락이 잠시 멈춥니다. “멈추지 마. 넌 더 할 수 있어.” “끝난 게 아니예요. 잠깐 쉬는 거예요.” “계속 움직여. 출발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전까지는 그만두지 마라.” 브락은 다시 힘차게 팔을 움직이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좋아. 브락, 계속 가.” “무릎을 땅에서 떼. 계속 가!” “최선을 다해!” “계속 움직여. 좋아!” “포기하지 말고 계속 가.” “최선을 다해. 포기하지 말고.”

   그저 장난처럼 이 모습을 지켜보던 동료선수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코치와 브락의 모습을 진지하게 쳐다봅니다. 코치의 외침이 들려옵니다. “할 수 없기 전까지는 절대 포기하지 마.” “움직여. 브락!” “바로 그거야. 계속 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해봐.” “팔이 부러질 것 같아요.” “포기하지 마!” 동료선수들은 모두 일어서 브락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힘을 낼 수가 없어요.” “힘을 내봐!” 코치는 브락의 귀에 대고 외칩니다. “포기하지 마. 계속 가.” 코치는 수없이 외칩니다. 이제 브락의 움직임을 따라 코치와 모든 동료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움직입니다. “포기하지 마.” “팔이 아파요!” “알고 있어. 그래도 계속 가!” 2분이 지났습니다.

   “여기서부터 30번만 더 가!” 운동장에는 코치의 외침만 들립니다. “계속 가!” “팔이 타는 것 같아요.” “타게 놔둬.” “팔이 끓고 있어요.” 뒷걸음질 치며 브락과 같이 기고 있는 코치는 울부짖습니다. “최선을 다한다고 했잖아. 최선을 다해!” “멈추지 마.” “너무 힘들어요.” “힘들지 않아, 계속 가!” 브락은 한계에 도달한 모양입니다. 팔을 떼는 모습이 너무도 힘겨워 보입니다. “조금만 더!” “20번만 더 앞으로 가!” 브락은 사투를 하고 있습니다. 뒤따라 걸어오는 동료선수들의 표정이 점점 무거워집니다. 코치는 손바닥으로 땅을 치며 브락을 독려합니다. 이것은 훈련이 아니라 전쟁입니다.

   “10번만 더!” 코치의 땅을 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집니다. “포기하지 마. 계속 가.” “네 마음을 다해” “더 이상 못할 것 같아요.” “할 수 있어.” “5번만 더.” 1분이 더 지났습니다. “조금만 더! 2번만 더!” “1번만 더.” 드디어 브락은 제레미와 함께 땅에 쓰러집니다. 그는 3분 15초를 기었습니다. 그는 정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브락 자신도, 그를 앞에서 이끈 코치도, 업혀가던 제레미도, 뒤에서 따라가던 동료선수들도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브락이 최선을 다하였다는 것을... 브락은 울먹이며 말합니다. “50야드에 왔어요? 더 이상 할 수가 없어요.” 코치는 브락의 눈을 벗기며 말합니다. “브락, 넌 엔드존까지 100야드를 왔어.” 코치는 브락에게 이야기 합니다. “브락, 넌 이 팀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선수야! 네가 진다고 하면 팀은 지는 거야. 네가 필요해. 믿어도 되겠니.” 브락은 대답합니다. “예”

   여러분 모두, 인생에서 최선을 다한 기억이 있으실 것입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산 것 같은 기억이 몇 개 떠오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최선을 다하였다고 믿는 그 경험이 과연 최선을 다한 것이었을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며 그것은 브락이 50야드를 가겠다고 마음먹는 것과 같이 제한적인 목표를 위한 최선이 아니었을까 반성해 보았습니다.

   저의 한계를 뛰어넘는 최선은 아직 제 생애에 남겨진 도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왜 그 도전을 오늘 하지 못하는지 제 자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 생애 ‘최선’은 이미 지나간 역사인가요. 아니면 다가올 미래의 도전인가요. 어느 쪽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최선’에 대해 역사를 가지고 계신 분도 그 기록을 갱신하시면 되니까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1.3.28.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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