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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번째 편지 - 사나운 상사와 친절한 상사

                사나운 상사와 친절한 상사

  며칠 전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직장 상사가 업무에 관해 화를 내며 나무라면 결과적으로 부하 직원들의 생산성과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의 사회심리학 연구팀은 63명의 심리학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상사의 질책 등 외부 자극의 높낮이에 따른 업무수행 결과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를 측정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8분 동안 감자 사용법에 관한 아이디어를 가능한 한 많이 제출하도록 했다. 8분이 지나고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낸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학생들에게는 즉석에서 자유롭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알렸지만, 실제로는 정해진 원고를 읽는 것이었다. 평가는 화난 듯한 어조와 중립적인 어조의 두 가지가 준비됐다. 평가를 들은 학생들에게는 다시 벽돌 사용법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도록 했다. 시간 제한을 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더 이상 아이디어가 없을 때 그만두도록 했다.

  실험 결과, 화가 난 평가자의 질책을 받은 학생들이 감정을 자제한 평가자의 지적을 받은 학생들보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창의성과 융통성이 높았으며 더 적극성을 띤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긴장이 풀린 직장에서 화는 더 열심히 일할 필요가 있도록 일깨워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저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연구 결과대로 제한된 공간 하에서 일시적인 실험으로는 화를 내는 것이 창의성 발현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상사와 부하가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는 직장생활에 그대로 적용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이와 정반대되는 사례 하나를 이야기 할까요.

  메리케이 화장품의 창업자 메리 케이 애시가 쓴 “열정은 기적을 낳는다.”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초보 판매자가 어떤 실수를 하더라도 현명한 매니저라면 직접적인 비난을 피하여야 한다.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여자가 1백 달러짜리 새 옷을 사서 처음으로 입었는데 누군가가 ‘맙소사, 어디서 그런 형편없는 옷을 샀어요?’라고 물었다고 생각해보라. 그녀는 그 옷을 다시는 입지 않을 것이다. 비판을 꼭해야 하는 경우라면 칭찬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그 비판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고 곧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제가 직원들에게 야단치지 않는 것을 저의 경영철학의 일부로 삼고 있다고 CEO분들에게 이야기하면 그렇게 하여 조직이 돌아 가냐고 반문하는 분도 있고 사기업도 아닌 검찰에서 그럴 수 있냐고 의아해 하십니다. 야단쳐야만 조직이 돌아간다는 믿음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요. 혹시 상사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안의 하나로 화를 내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자신이 그 주제에 대해 정확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못해 답답한 심경에서 부하에게 화풀이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아래 기사가 저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었습니다.

  세계금융위기가 터지자 월스트리트의 CEO들은 그런 문제가 내부적으로 있는지 몰았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이에 대해 컬럼비아대학교의 Bill Baker 교수는 이런 분석을 하였습니다.

  사나운 상사 밑에서 일하는 직원의 58%는 그 상사에게 회사의 문제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반면 친절한 상사 밑에서 일하는 직원은 19%만이 상사에게 회사의 문제를 솔직하게 말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매일 야단치는 상사, 못한 것만 꼭 집어 말하는 상사, 말을 함부로 하는 상사에게는 주눅이 들어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다. 사나운 상사 아래에서는 64%가 자기가 무슨 말을 해도 상사가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친절한 상사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7%만이 상사가 자신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즉 친절한 상사가 있는 회사가 장기적으로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이 Bill Baker 교수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친절한 상사가 계속 친절한 상사로 남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노력이 중요한 변수라는 것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0.9.6.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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