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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번째 편지 - 행복마루는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건넬까요.

            행복마루는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건넬까요.

  구글 코리아 사무실 곳곳엔 ‘여기 회사 맞아?’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설들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넓은 홀에는 포켓볼 당구대와 스케이트보드 같은 놀이기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커피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에스프레소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가 하면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한옥식 다실도 있다고 합니다. 항상 공짜로 무제한 제공되는 스낵 바와 음료수 냉장고도 있고 식사는 호텔급 케이터링 서비스가 제공되며, 자동 안마의자도 있다고 신문기사는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뉴스는 포스코의 창의놀이방 ‘포레카’ 소식을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포레카는 아르키메데스가 외친 ‘유레카’와 ‘포스코’를 합친 말로 임직원의 창의력 향상과 창의문화 조성을 위해 만들어진 사내 놀이공간입니다. 1190㎡의 면적에 휴식, 펀, 스터디 공간으로 구성되어있고, 인문 예술 체험활동 공간인 예감창 룸을 비롯해 아이디어 창조공간인 브레인샤워 룸, 아날로그 게임과 최신의 터치테이블 게임 룸, 북카페와 쉼터, 회의나 수다 떨기에 안성맞춤인 사랑방 등 구성도 다채롭습니다. 곳곳에 직원들이 피로를 푸는 모습이 보입니다. 동료로 보이는 남자 직원 둘은 동작으로 인식하는 야구게임에 열중입니다. 사랑방에는 여직원 둘이 수다를 떨고, 알 모양의 소파에서는 한 남자가 잠시 눈 

을 붙이고 있습니다.” 

  ‘행복의 건축’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건물은 말을 한다. 건물은 우리 기억과 이상의 저장소가 되어 온갖 일상의 방해물에서 벗어난 이상적 삶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건물은 우리의 열망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한다. 인간의 약함을 채워준다. 다시 말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조금 철학적이 되었나요. 아무튼 건물은 단순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해하는 행복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표현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건물이 사람에게 이야기를 걸고 그 이야기는 건물을 만들고 사용하는 사람이 이해하는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구글코리아 사무실과 포스코의 포레카는 그곳을 이용하는 직원들에게 어떤 말을 걸까요. 사무실은 그저 딱딱한 공간이 아니라 재미있고 아름다워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그곳을 찾는 사람에게 행복감을 주어 업무능률을 높이게 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부산검찰은 지난주 ‘행복마루’라는 이름을 가진 민원인과 직원의 휴식공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전국 검찰청의 공간 중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행복마루 역시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공간에 앉아 귀 기울이면 그 공간은 우리에게 자신이 이해하는 행복을 이야기 해 줄 것입니다. 아마도 그 행복은 그 공간을 기획한 제가 꿈꾼 행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공간이 세 가지 역할을 하였으면 한다고 개소식 인사말에서 말하였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더 많으셔서 이번 편지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손님을 맞이하는 접대의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직원들이 친지들을 편하게 맞이하는 장소, 검찰에 용무가 있어 찾아온 민원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 즉, 부산검찰의 거실이 되었으면 합니다.

  두 번째는 직원들의 소통의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직원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 동호회를 하고 회의를 하고 각종 행사를 하는 우리들의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세 번째는 영혼의 안식처가 되었으면 합니다. 검찰청에 일이 있어 찾아오는 사건 당사자나 민원인은 모두 영혼에 상처를 입은 분들입니다. 검찰가족들도 오랜 세월 그들과 생활하다보면 그들의 상처에 감염됩니다. 이 행복마루가 검찰가족과 민원인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행복마루는 이 세 가지 행복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 줄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매일 살아가고 있는 여러분의 공간, 집과 사무실은 여러분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까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0.8.23.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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