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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번째 편지 - 새로운 임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십시오.

            새로운 임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십시오.

  지난 월요일 올해도 어김없이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연례행사이지만 올해에도 마치 생전 처음 겪는 일처럼 힘들고 가슴 아픕니다. 같이 근무하였던 분들이 좀 더 좋은 자리, 자신들이 원하는 보직에 갈 수 있었으면 하고 안타까워합니다.

  인사라는 것이 속성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고 늘 희망하는 자리보다 주어지는 자리가 작아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머리로 이해하면서도 가슴은 여전히 면역주사를 맞지 못한 채 심한 가슴앓이를 합니다.

  고검장인 저의 입장에서 같이 근무하였던 분들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였지만 결과는 늘 기대를 한참이나 벗어나 있지요. 그래서 더 안타까운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오랜 경험에 의하면 인사로 인한 좋은 감정과 섭섭한 감정은 일주일 이상을 가지 못하더군요.

  그 기간을 그 이상 오래 가지고 가는 분은 자기 조절에 실패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니 좋은 마음이든 섭섭한 마음이든 이번 주말까지만 간직하시고 내주에 부임하셔서는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을 꾸십시오.

  자신이 근무하는 청, 자신이 맡은 보직을 자신이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여야만 자신의 자리가 꽃자리가 됩니다. 제가 늘 하는 말입니다만 자신이 홀대하면 자신의 자리는 다른 사람이 볼 때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한직이 되고 맙니다. 자리는 그대로인데 그 자리에 오는 사람들이 좋아하였다 섭섭해 하였다 하는 것이지요. 여러분의 새로운 임지와 보직을 사랑하십시오.

  상대적으로 좋은 자리와 그렇지 못한 자리가 있을 뿐 어느 자리 하나 불필요한 자리는 없습니다. 그런 자리가 있다면 당장 없앴겠지요. 어느 자리나 그 자리에 있는 검사를 만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크게 보이고 자신의 삶을 좌우하는 결정적 권한을 가진 자리입니다.

  그러니 그 자리를 우리 기준에서 보지 마시고 고객인 국민 입장에서 보아 주십시오. 모든 자리가 소중한 자리입니다.

  한편 우리는 검찰생활에 인사이동이 잦다고 불평들 합니다.

  다른 기관처럼 계속 서울에서 또는 한 청에서 근무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한 청에서 계속 근무하는 다른 분야의 공무원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너무 단조로워 검찰 같이 전국을 이동하는 삶을 부러워하였습니다.

  인사이동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해석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때로 우리네 인생이 다시 시작되었으면 하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 보면 자랑스럽고 떳떳할 때보다 부끄럽고 지워버리고 싶은 순간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간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컴퓨터게임을 보면 게임에서 지고 있으면 리플레이를 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때로 우리네 인생도 이렇게 하면 새로이 잘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검찰에서 전근가시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부산고검에서 아쉬웠던 것을 모두 지우시고 새롭게 게임을 시작하시는 것입니다. 새롭게 꿈을 꾸십시오. 이번 게임은 어떻게 멋진 결과를 낼지 여러분만의 꿈을 꾸시기 바랍니다.

  마치 검찰에 처음 들어온 것처럼 새로운 임지에서 새로운 심정으로 검찰 인생을 재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새로운 기운과 새로운 기회가 생겨날 것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운을 개척하시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정해진 삶은 없습니다. 기존의 보직경로로 보아 앞날이 대개는 예견되지만 그 행로를 깨는 도전을 해 보십시오. 우리는 실제로는 도전하지 않고 머릿속으로만 도전을 꿈꾸다가 스스로 안 될거야 라고 미리 결론을 내리고 포기하고 맙니다.

  포기하는 자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새로운 도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0.7.29. 조근호 드림
추  신 : 인사이동이 있어 월요편지가 목요편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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