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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번째 편지 - 남자와 여자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온 생명체입니다.

          남자와 여자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온 생명체입니다.

  남자들은 화장실을 용변을 보기 위해 갑니다. 당연히 혼자가지요. 그러나 여자들은 화장실을 갈 때 친구들에게 같이 가자고 권합니다. 그러면 대개 친구들은 자신이 용변 볼 생각이 없어도 순순히 따라 나섭니다. 화장실에서 그녀들은 화장도 고치고 수다도 떠는 등 사교의 장으로 활용합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남자가 화장실을 가면서 친구에게 화장실을 같이 가지고 권한다면 그 친구는 그를 외계인처럼 쳐다 볼 것입니다.

  이번 주는 가정의 달 5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오늘은 가정의 기본 단위인 부부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같은 인간이지만 사실은 위의 예에서 보듯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오죽하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을까요. 남녀는 서로 다른 위성에서 온 생물체처럼 뇌구조도 확연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부부가 차를 몰고 초행길을 달리다 보면 한번은 크게 싸웁니다. 문제는 지도 때문이지요. 요즘은 네비게이션이 달려 문제를 해결하였지만 여전에는 남편이 운전을 하고 부인은 큰 지도를 펴들고 남편에게 고속도로 어느 출구에서 나가야 하는지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번번이 그 출구를 놓쳐 어떤 경우에는 고속도로에서 후진을 하기도 하였고 1시간 이상을 돌아오기도 하였지요. 그럴 때는 꼭 부부싸움이 벌어집니다.

  왜 그럴까요? 내 아내만 유난히 지도를 잘 보지 못하는 것일까요? 해답은 여기에 있습니다. 여자들은 남자에 비해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집니다. 남자들은 원시시대부터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나무위에 올라가 멀리서 오는 짐승들을 바라보면서 공간지각능력이 발달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그럴 필요가 없었지요. 움막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면 되었지요.

  간난아이를 둔 가정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입니다. 아이가 한밤중에 자다가 깨어나 울기 시작합니다. 엄마는 금방 그 소릴 듣고 깨어나 아이에게 우유를 줍니다. 그러나 남편은 아이의 울음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코만 드르렁 골며 잘 자고 있습니다. 아내는 번번이 이러는 남편이 밉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한 마디 합니다. ‘당신은 얘가 그렇게 우는데 잠만 자.’ 남편은 억울하지요. 듣지 못해 못 깬 것뿐이니까요.

  여자는 남자보다 잘 듣고 특히 높은 소리에 민감합니다. 수도꼭지에서 똑똑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는 여자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잠만 잡니다.

  남편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습니다. 이때 남편의 핸드폰이 울려 전화를 받습니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이 상황에서 이렇게 반응합니다. ‘여보 텔레비전 소리 좀 줄여.’ 또 남편이 신문을 보고 있을 때 아내가 무슨 말을 하면 남편은 귀머거리인 양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고 계속 신문만 봅니다.

 

  이런 남자에 대해 아내들께서 불평불만이 있으셨다면 오늘부터 남자들을 불쌍하게 여기고 이해해 주십시오. 남자는 원래 한 번에 한 가지 일밖에 하지 못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우뇌와 좌뇌가 잘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아내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핸드폰도 잘 받고 아이들 참견도 하고 끓고 있는 찌개도 보러가지요. 이렇게 여자들은 멀티플레이어입니다. 슈퍼우먼인 셈입니다. 

  남편을 확실하게 화내게 하는 쉬운 방법은 남편이 못을 박고 있을 때 옆에서 말을 거는 것입니다. 그러면 십중팔구 남편은 망치로 못이 아닌 손을 때리고 아내를 향해 고함칩니다. ‘망치질 할 때 말 걸지 마.’

  여자들은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여자들은 하루에 말, 제스처, 소리 등 평균 2만개이상의 의사소통 단어를 사용하여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런 반면 남자들은 약 7천개의 의사소통 단어를 사용합니다.

  남편이 퇴근을 하고 돌아오면 아내는 남편에게 계속 종알종알 이야기를 합니다. 회사 일에 지친 남편은 들어줄 자세가 아닙니다. 아내의 이야기를 잔소리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내는 하루의 의사소통 단어를 남편을 향해 전달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그 양을 채워야 아내는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남편 여러분, 퇴근했을 때 아내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하루 할당 단어 양을 채우는 과정이라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그런데 대개 부부는 이 대화과정에서 상대를 오해합니다. 아내는 그저 사소한 일들을 이야기 합니다. 애들이 어쨌고, 옆집 아줌마가 뭐라고 하였고, 시어머님이 무엇을 하셨다는 등의 이야기입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렇게 한마디 합니다. ‘그래 결론이 뭐야.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것은 정말 아내를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아내에게 필요한 것은 해답이 아니라 ‘맞장구’입니다. 아내가 이야기를 할 때 남편은 ‘응, 그래, 그래서, 그거 재미있는데, 그 다음에 어떻게 됐어.’는 식의 맞장구를 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옆집 아줌마와 말다툼 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자폭하는 것입니다. ‘듣고 보니 당신이 잘못했네.’ 아내는 영원한 응원동지를 원하는 것입니다.

  이 재미난 이야기는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는 전혀 다른 생명체입니다. 상대를 자신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반응하면 대개 정답과 먼 행동을 하게 되지요. 상대에 대해 공부하고 모 

르면 물어보아야 합니다. 남편이, 아내가 다른 혹성에서 온 전혀 다른 생명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이것이 부부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가는 지름 길 입니다. 여러분 그렇게 생각할 마음의 준비가 되셨나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0.5.24.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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