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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번째 편지 - 새로운 황금률

 

2019년의 첫 주가 지나갔습니다. 저희 회사도 1월 2일 시무식을 하였습니다. 시무식에서 어떤 신년사를 할까 고민하다가 짧은 강의를 준비하였습니다. 여러분도 공감하실지 몰라 소개하려 합니다.

"저는 올해 환갑 61세가 되었습니다. 58 개띠라 작년에 환갑을 맞은 제 친구는 '지난 육십 년이 책 페이지 한 장 넘긴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저는 환갑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지 아직 정하지 못하였습니다.

예년 같으면 이미 2019년 계획을 쫙 세우고 호들갑스럽게 이것저것을 시작하였을 테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간단히 계획을 세우고 싶지 않습니다. 2019년은 또 다른 60년의 시작이니까요. 천천히 2019년 1년 동안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고민해 보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 확 바꾸어 살고 싶습니다.

그중 하나가 오늘 소개해 드리는 개념입니다. 인류는 오래도록 살면서 인간의 행동방침으로 황금률이라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공자님이 발견하신 황금률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마라' [논어] '위령공편'에서 공자는 '己所不欲勿施於人(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로부터 500년 후쯤에 예수님은 좀 다른 각도에서 황금률을 이야기하십니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 이 [신약성경] '마태복음 7장 12절' 말씀이 [황금률]이라 불린 것은 3세기 초반 로마 제24대 황제 알렉산더 세베루스가 이 말씀을 귀히 여겨 궁궐과 집무실에 진짜 황금으로 써서 벽에 붙인 데에서 기원하였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아무튼 인류는 이 황금률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2000년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절망하였습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황금률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악의 평범성'이라는 놀라운 통찰을 하였던 한나 아렌트를 비롯하여 많은 현대의 철학자들이 고민하였습니다.

제가 읽어낸 그들의 해답은 이것입니다. '인류는 그동안 너무 [주체 主體]를 강조하고 살았던 것이 아닐까? 사실 중요한 것은 [타자 他子]인데 우리는 [타자]에 대해 너무 [무사유 無思維]하고 산 것이 아닐까?' 공자의 황금률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마라'나 예수의 황금률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에서 주어는 언제는 '나, 즉 주체'였습니다.

대전지검장 때 일입니다. 연말 포상으로 돈이 좀 생겨 고생한 직원들에게 하얀 운동복을 하나씩 선물하였습니다. 마침 며칠 후 직원 장기 자랑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무국장께 전 직원이 그 운동복을 입고 장기자랑을 구경하면 좋겠다고 제안하였습니다. 얼마 후 사무국장은 직원 대부분이 반대한다는 보고를 해 왔습니다. 저는 화가 났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원들에게 해주려는데 왜 싫어할까?

'내(조근호)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운동복을 입고 구경하고 싶은 대로) 남(직원)을 대접하려(운동복을 입으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제 기준에서만 생각하였지 직원들 입장은 생각하지 않은 것입니다. 직원들은 하얀 운동복을 입으면 초등학생이 되는 것 같이 느껴져 싫어했다는 것입니다.

인류는 황금률의 주어를 [나]로 삼아 실패한 것 아닐까요. 새로운 황금률은 [나]의 자리에 [남]을 넣는 것입니다. 공자의 황금률은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남이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마라' 예수의 황금률도 '남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행복마루의 경영방침은 행복경영입니다. 2018년까지의 행복마루의 생각은 '행복한 리더가 행복한 직원을 [만들고]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든다]'였습니다. 이는 '만드는 사람 중심의 사고'가 아닐까요? 2019년부터는 '받는 사람 중심으로 사고' 하였으면 합니다.

행복마루 회사 내에서는 이런 황금률을 지켰으면 합니다. '리더는 멤버가 원하지 않는 바를 멤버에게 행하지 말라.' '리더는 멤버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멤버를 대하라.' 그리고 행복마루와 고객사와의 관계에서는 '행복마루는 고객이 원하지 않는 바를 고객에게 행하지 말라.' '행복마루는 고객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고객을 대하라' 2019년 행복마루는 이것을 지키도록 노력합시다."

제 신년 특강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저는 환갑 이후의 새로운 삶에 이 새로운 황금률을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내는 제 생각에 응원해주며 '가족들이 원하지 않는 바를 가족들에게 강요하지 않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저는 늘 가족들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려고 하였습니다.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제가 가족의 리더이니까요. 리더는 멀리 몰려오는 먹구름도 보아야 하고 먼바다의 파도도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가족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었으니까요. 그 논리로 가족들을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나갔습니다. 아내도 자식도.

그들은 그런 일에 지쳤나 봅니다. 힘이 드나 봅니다. 따라가기 힘들어 그냥 놔두면 좋을 텐데 생각하나 봅니다. 아니 이제는 어쩌면 제가 나이가 들어 제가 본 먹구름과 먼바다의 파도가 위협이 아닌데도 그것을 위협이라고 느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2019년이니까요. 그들의 판단을 믿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부터 부모님의 말씀을 귓전으로 흘려듣기 시작한 때가 있었으니까요. 대학을 들어간 1977년 18세부터였을 겁니다.

2019년에는 아내의 말대로 '가족들이 원하지 않는 바를 가족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라는 것을 저의 황금률로 지켜나가 보겠습니다.

시대는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 같던 [황금률]마저 변화시켰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황금률은 어떠한가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9.1.7.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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