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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대전지검의 팀워크를 발휘해 주세요 (2008년 10월 13일)

지난주 우리 청에는 기쁜 뉴스와 안타까운 뉴스가 함께 있었습니다. 기쁜 뉴스는 대전지검 축구팀이 대전시장배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것입니다.

대전시장배 공공기관 축구대회는 대전지역 28개 기관이 금년 5월 17일부터 예선전을 거쳐 지난 주말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치렀습니다. 우리 팀이 16강에 들었을 때 저는 4강에 들면 특별히 격려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런데 4강을 넘어 우승을 한 것입니다. 객관적 전력은 8강 정도였다고 하는데, 우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당장이신 총무과장님 이하 전팀원의 팀워크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준결승전에서는 전반전에 2대0으로 지고 있다 후반전에 2대2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하니 그 기쁨은 더할 나위 없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러나 이 기쁜 소식과 달리 가슴 아픈 소식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청내 공고를 통해 아시듯 지난 금요일 계룡스파텔에서 ‘타임서바이벌’이라는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70명의 직원을 5조로 나누어 조별로 6가지 게임을 99초 안에 마치는 경기를 하였습니다. 이 게임은 팀원들 간의 전략‧협동심‧결속력 등을 훈련해 팀워크를 증진하는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경기 도중 작은 판에 8명이 함께 올라서서 5초 동안 버티는 무인도라는 게임에서 너무 게임에 몰두한 나머지 8명 모두 균형을 잃고 쓰러져 버렸습니다. 그 맨 아래에는 형사1부의 장재경 씨가 있었습니다. 7명이 하중 때문에 무릎을 다쳐 인대가 끊어지는 바람에 내일 수술을 받고 1주일간 입원한 다음 1개월간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우리의 운이 좋지 못하였던 것 같습니다. 재경 씨가 빨리 쾌유하여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비는 마음 뿐입니다. 재경 씨를 돕기 위해 검사장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겠습니다.

 

일본 프로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자 가와이 선수는 특별한 분야의 세계기록을 세웠습니다. 그가 세계 정상에 선 분야는 ‘보내기 번트 성공 횟수’였습니다. 번트는 비겁한 작전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작전입니다. 그는 늘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번트는 자기를 버리는 임무이지만, 자부심만은 버리지 않는다.” 번트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기습 번트는 주로 발 빠른 타자가 타격감이 좋지 않거나 수비의 허점을 이용해 자기가 살아 나가기 위해 기습적으로 번트를 대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내기 번트는 이미 나가 있는 선행주자를 다음 루로 보내 점수를 내기 위해 자기는 죽고 선행주자를 살리는 것입니다.

내가 사는 것이 팀을 살리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기습 번트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을 살리기 위한 보내기 번트의 성공률은 높습니다. 가와이 선수를 보면 자기를 죽이는 임무를 충실히 하는 것만으로도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행주자를 보내는 임무, 나는 죽지만 남을 살림으로써 열매(점수 내기)를 맺는 임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대전지검이 가져야 할 정신은 바로 보내기 번트 정신입니다. 비록 나는 빛이 나지 않고 희생되지만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이 성공을 이룩하여 우리 전체가 사는 길, 진정 우리가 이룩하고 싶은 팀워크는 이런것일 것입니다.

 

축구팀이 승리를 거둔 것도 자신을 죽이고 팀을 위해 더 좋은 자리에 있는 동료에게 슛을 할 수 있게 패스하는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11월 초 검찰총장배 전국검찰축구대회가 있습니다. 그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도 보내기 번트 정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재경 씨를 병상에서 하루빨리 일어나게 하는 것도 우리 각자가 재경 씨의 병상을 방문하고 치료비를 모으는 등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희생할 때 가능해질 것입니다. 진정 훌륭한 팀은 동료가 어려울 때 그 능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절실하게 보내기 번트 정신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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