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12.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2008년 6월 9일)

저는 5월 말 통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부임하였던 3월 말에는 각종 통계가 전국평균을 밑돌며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검사실 월말 미제의 경우 3월 말 평균 70대건이던 것이 5월 말에는 50건대로 대폭 감소하였고, 각 검사실이 고르게 미제를 줄였습니다. 미제를 줄이는 것은 모든 업무의 기본입니다. 몸이 가벼워야 다음 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인지율도 사람 수 기준으로 3월 말 0.46%에서 5월 말 2.94%로 대폭 늘어 전국평균 0.95%를 웃돌앗고 무고인지율도 0.42%애서 5.3%로 늘어 역시 전국평균 2.75%를 능가하였습니다. 변사체검시율도 1.1%에서 8.8%로 대폭 증가하여 전국평균 4.9%의 2배 정도 됩니다.

 

이처럼 검사실 통계가 모든 분야에서 좋아졌습니다. 검사님·계장님·실무관님 모두를 진심으로 칭찬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결재와 지도를 위해 수고하신 부장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공안부에서는 그 동안 연기군수 사건에 전력투구하여 연기군수를 구속하는 성과를 올렸고 150여 명에 달하는 금품수수자를 수사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특수부·형사부·수사과에서 지원해 주신 데 대해 함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놀라운 것은 벌금 집행률 분야입니다. 4월 중순까지 계속 울산·창원·광주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어 이수인 집행과장님의 어깨가 축 처져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과장님을 중심으로 집행과 전 직원이 하나가 되어 전쟁(이 과장님 표현입니다.)을 치른 결과 5월 말 현재 2위로 올라섰고, 1일 집행률은 6월 초 며칠 계속 울산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놀라운 성과입니다. 저는 이 과장님에게 전 직원에게 벌금카드를 나누어 같이 도우면 어떻겠냐고 제의하였더니 5,6월은 집행과 힘으로 해보겠다고 정중히 사양하셨습니다. 집행과 전 직원을 많이 창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통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느라 같이 수고한 다른 부서에 대한 칭찬과 감사를 빠트릴 뻔하였군요. 기획 업무와 인사 업무로 매일 야근한 총무과, 사건 배당과 통계 업무로 늘 바쁜 사건과, 연기군수사건 지원으로 바빴던 특수부와 수사과, 적은 인력으로 고소사건 처리에 바쁜 조사과 등 지난 두달 반 동안 어느 한 부서 열심히 하지 않은 부서가 없습니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주에 인사가 있었습니다. 검찰 역사상 최초로 인사 방식을 시장원리에 입각한 ‘잡 마케팅’으로 하였습니다. 여러분도 전해 들어 아시겠지만 이렇게 진행하였습니다.

 

인사 대상자를 먼저 확정합니다. 한 부서에서 일정기간이 지난 사람은 일률적으로 인사 대상자가 되고, 기간이 안 되었더라도 희망자는 인사 대상으로 받아 주었습니다. 이렇게 정해진 인사 대상자 명단을 놓고 검사장·차장검사·국장·부장·인사담당이 모인 잡 마케팅이 두 번 열렸습니다.

 

각 부서 순으로 쓰려는 사람을 발표하면 다른 부서에서 경합하고, 희망지 우선으로 부서를 정한 후 부서장 간의 조정을 거쳐 최종 보직을 정하였습니다. 그러나 특정부서는 청 운영 정책상 검사장이 간부들 의견을 들어 최종 조정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니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은 저절로 보장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인사대상자들이 인사가 연고나 배경에 의해 좌우되지 않나 하는 의심을 가져 인사후유증이 생기고는 하였습니다. 이번 인사에서는 제가 아는 직원을 어느 부서에 보내고 싶어도 시장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여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단언하건대 이번 인사는 여러분의 그 동안의 업무실적과 평판을 중심으로 각 부서장들이 여러분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각 부서에서 서로 쓰려는 직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직원도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이것은 스스로의 몫입니다. 이번 잡 마케팅을 보니 부서장들이 직원을 선발하는 기준은 두 가지더군요. 업무능력과 인화였습니다. 업무능력이 높아도 인화에 문제가 있는 직원은 기피하였습니다.

 

여러분, 이 제도에 대한 여러분의 평가는 어떠신가요. 개개인의 장단점이 너무 드러나 무섭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의 강점은 투명과 공정에 있습니다. 인사 대상자는 모두 인사가 연ㄱ나 배경이 아닌 실력과 업적에 의해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한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회의 중 이런 말도 자주 들리더군요. “그 직원은 예전에는 수사에 대한 의지도 있고 실력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직원은 과거 실수로 징계받은 적이 있지만 같이 근무해 보니 정말 훌륭한 직원이더군요. 데려다 쓰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즉, 시장의 평가는 과거의 명성이 아니라 현재의 실력과 업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다소 서운하게 보직을 받으신 분들은 1년만 열심히 하시면 반드시 회복되십니다. 반대로 이번에 좋은 평가를 받아 부서장들이 서로 데려가려 하였던 분도 1년간 실적을 내지 못하면 다음 인사에서 혹독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여러분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처음글 목록으로 마지막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