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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째 편지 - 오늘도 소중한 사람을 잃고 있지 않나요

                   오늘도 소중한 사람을 잃고 있지 않나요.

  이야기 하나

  영국의 한 시골에서 부잣집 소년이 연못에 빠져 거의 죽게 되었을 때 가난한 집의 수영 잘 하는 소년이 그를 구해주었습니다. 그 후 둘은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부잣집 소년이 그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너의 소원을 하나만 말해 줄래? 너의 소원을 꼭 듣고 싶어!” 그러자 가난한 집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내 꿈? 내 꿈은 런던에 가서 의학을 공부하는 거야!” 그 부잣집 소년은 친구의 소원을 자기 아버지에게 이야기하였고 마침내 플레밍은 친구 아버지의 도움으로 런던에서 의학공부를 하고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가 바로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입니다. 그런데 페니실린을 발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플레밍은 그 부잣집 친구가 폐렴으로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플레밍은 페니실린을 들고 급히 달려가 그 친구를 간신히 살려 내었습니다. 그렇게 살아난 친구가 바로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이었습니다.

  이야기 둘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 ‘강아지 똥’입니다.

  돌이네 흰둥이가 골목길 담 밑 구석 쪽에 똥을 누었습니다. 날아가던 참새 한 마리가 “똥! 똥! 에그, 더러워” 하면서 가 버렸습니다. 강아지 똥은 그만 서러워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강아지 똥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난 더러운 똥인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을까?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텐데….’ 봄비가 내렸습니다. 강아지 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돋아났습니다. “넌 뭐니?” 강아지 똥이 물었습니다.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늘에서 비를 내려 주시고, 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그래, 그렇구나.” “그런데 한 가지 꼭 필요한 게 있어. 네가 거름이 되어 줘야 한단다.” “어머나! 그래? 정말 그래?” 강아지 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습니다. 그날부터 사흘 동안 비가 내렸습니다. 강아지 똥은 온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고,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 민들레 뿌리로 모여들었습니다. 봄이 한창인 어느 날, 민들레 싹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습니다. 향긋한 꽃 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갔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서로에게 플레밍도 처칠도 될 수 있습니다. 또 아무짝에도 쓸모없지만 예쁜 민들레꽃을 피우는 강아지 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들의 만남은 소중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매일 매일 일어나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계신가요.

  저는 지난해 11월초부터 금년 1월까지 3개월에 걸쳐 수년간 받았던 명함을 정리하였습니다. 그 양이 꽤 많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그 명함을 정리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수백 장의 명함은 명함에 그분의 직함이 적혀있었지만 언제 어떤 경위로 받은 것인지 도무지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 명함은 주소록에서 삭제해 버렸습니다. 명함을 주신 분은 저에게 자신을 기억시키기 위해 정성껏 자신의 명함을 주셨을 텐데 몇 년이 지나고 저는 그 분이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경험이 없으신가요. 저는 기억이 나지 않는 그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불교에서는 만남을 인연이라고 하지요. “집 채 만한 바위 위로 떨어지는 한 가닥 낙수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시간이 겁인데 그것이 1억 번 쌓인 억겁의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만날 수 있는 게 인연이다.”라고 설명하지요.

  이처럼 소중한 것이 우리네 만남인데 저는 이를 너무도 소홀히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2월초부터 매일 만나는 분들과의 만남을 귀하게 여기기 위해, 만남의 장면을 몇 장 사진 찍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파워포인트로 정리하여 그 다음날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점심이나 저녁을 하시면 이 이메일을 받으실 것입니다. 저에게는 사진일기의 역할을, 그분들에게는 만남을 소중하게 만드는 기억창고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의 ‘우리는 다시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라는 책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내가 지나온 모든 길은 곧 당신에게로 향한 길이었다. 내가 거쳐 온 수많은 여행은 당신을 찾기 위한 여행이었다. 내가 길을 잃고 헤맬 때조차도 나는 당신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당신을 발견했을 때, 나는 알게 되었다. 당신 역시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식으로 만난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몰랐을 뿐이지요.

  앞으로 우리 앞에 다가오게 될 수많은 만남을 어떻게 만드시겠습니까. 여러 가지 만남이 있습니다. 그 만남을 어떤 색깔의 만남으로 만드느냐는 우리들 몫이지요. 아래 글에 나오는 여러 가지 만남 중 여러분은 어떤 만남을 택하시겠습니까.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입니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오니까요.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입니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요.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입니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요.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 같은 만남입니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0.3.8.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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