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18번째 편지-우리는 묵묵히 발걸음을 옮겨왔습니다

 





 우리는 지난 열흘간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4월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야외 간담회를 제외하고도 지난 5월 14일, 15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소위 Vision NQ 교육. 검사와 사무관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리더십 교육에서 우리는 허깅하며 상대방의 가치관을 가슴에 품고 이해하는 소중한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월요일 삼육대학교 강당에서 열린 서울 북부지검 아카데미. 개그맨을 웃긴다는 장경동 목사님을 모신 아카데미는 가족의 소중함 나아가 현재 우리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필수요원이 되는 바람에 사무실에 남아 강의를 듣지 못한 직원들이 못내 아쉬워하였다는 소식과 하루 종일 들어도 좋을 것 같았다는 어느 참석자의 이야기는 우리 청에 강당이 없어 삼육대학교까지 가서 강의를 듣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아카데미를 계속하여야 하는 이유를 저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화요일 우리는 귀한 손님을 맞이 하였습니다. 2002년 차장검사로, 2004년 검사장으로 북부지검에서 근무하신 권재진 서울고검장님께서 귀한 발걸음을 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정성껏 모셨습니다. 고검장님은 청사 곳곳에서 추억과 만나셨습니다. 그 옛날 그리운 얼굴과의 만남은 북부지검을 방문하신 의미를 더욱 깊게 해드렸습니다. 고검장님께서는 우리가 가꾼 청의 새로운 모습을 보시고는 북부지검이 완전히 다른 청이 되었다며 이렇게 칭찬해 주셨습니다. "이처럼 아름답게 청을 바꿀 수 있었는데 예전에는 왜 못하였는지 아쉽다."고 분에 넘치는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우리 청을 밝게 만들어 준 주역이신 노원 미술협회 회원 40여명을 손님으로 맞이하였습니다. 그분들이 제출해준 42점의 그림으로 엮은 '아름다운 동행' 기획전은 그림이 버려진 공간을 이렇게도 아름답게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경이로운 체험을 우리 모두에게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난 4개월간 노력하였습니다. 제가 취임사에서 제시한 '행복경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만든 '고객지향 극대화', '업무수준 고도화', '수사환경 최적화' 등 세 가지 정책목표를 이루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 온 것입니다. 힘든 하루하루를 불평불만 하지 않고 흔쾌히 따라 와 준 북부지검 검찰 가족 여러분에게 검사장으로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검장님 방문행사를 준비하며 4월말 통계를 작년 4월말 통계와 비교하였더니 모든 통계 항목이 다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이미 다 아시듯이 형사4부가 대검에서 선정하는 우수형사부가 되었습니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하였을까요.

산에 오르고 싶은 개구리가 열 마리 있었답니다. 개구리들이 등산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짐승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빈정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절대로 산꼭대기까지는 못갈걸! 너희들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좋을거야.' 그래도 개구리 열 마리는 종종걸음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도중에 토끼들과 만난 개구리들이 등산계획을 이야기하자 토끼들이 크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산에 올라간다고! 그 조그만 발로는 어림도 없을걸!" 그러자 이미 피곤에 지쳐있던 개구리 다섯 마리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남은 다섯 마리는 묵묵히 길을 갔습니다. 가다가 전나무 숲에서 들쥐들을 만났습니다. 들쥐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높고 험한 산길을 가다니 정신 나간 짓이지.' 이 말을 듣고 두 마리 개구리가 단념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세 마리 뿐이었습니다. 이를 본 염소들이 이죽거렸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내려가는 것이 좋을거다. 그런 걸음으로는 한 달을 걸어도 어려울 것이야.' 또 두 마리가 포기하고 결국 한 마리가 남았습니다. 이 개구리는 길을 계속 가서 결국 산꼭대기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 오른 개구리에게 많은 짐승들이 물었습니다. '대체 그 비결이 무엇이었어.' 개구리는 말했습니다. '뭐라고.' 다른 짐승들이 목청껏 또 물었습니다. '성공의 비결이 뭐냐니까.' 개구리는 또 말했습니다. '뭐라고, 도대체 뭐라고 하는 거야.' 그 개구리는 귀머거리였던 것입니다.

부정적인 말을 들은 개구리는 정상에 오를 수 없었습니다. 대신 부정적인 말을 듣지 않은 개구리는 정상에 도달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북부지검도 귀머거리 개구리와 같이 우리가 세운 15개 전략과제를 향해 주위의 어떤 소리에도 흔들리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옮긴 결과 오늘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행복에 대한 심리학 이론중 하나인 목표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목표를 설정할 때,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느낌을 느낄 때 그리고 목표를 성취할 때 각각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부지검은 15개의 전략과제 즉, 전략목표를 설정한 순간 이미 행복감을 느꼈을 것이고, 우리 스스로 전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는 요즘 한층 더 행복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수형사부와 같이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당연히 또 다른 행복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여러분 좀 더 행복해지셨나요.

저는 그러나 이 모든 것 위에는 국민, 주민 그리고 사건당사자에 대한 여러분 한분 한분의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토요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시던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비극적인 선택을 하셨습니다. 검찰은 열심히 수사하였고 최선을 다하였지만 안타깝게 끝이 났습니다. 무엇이 이렇게 만든 것일까요. 이에 대한 생각은 모두 다를 것입니다. 다만, 이번이 수사와 관련된 마지막 비극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번 한 주 경건한 마음으로 지내세요.

2009.5.25. 조근호 드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처음글 목록으로 마지막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