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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편지-어떻게 하면 조직이 건강할까요

여러분 주말 잘 지내셨습니까. 여러분 혹시 이상구 박사라는 분 기억나십니까. 우리나라에 20년 전 T-임파구와 엔돌핀이라는 의학용어를 유행시킨 의사이십니다. 저는 주말에 속초에 갔다가 아는 분 소개로 이 분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 상구 박사의 강의를 지상 중계로 잠시 들어 보시죠.

 

"우리 몸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몸에 병이 났다는 것은 세포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포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바꾸어 설명하면 세포 핵 안에 입력되어 있는 세포 프로그램, 즉, 유전자가 변

질된 것입니다. 유전자의 변질이 질병의 근본 원인인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유전자는 조립식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재조립이 가능하여 유전자가 손상이 되어 변질이 되었을지라도 다시 해체해서 새로운 부속품을 끼워 넣어 유전자를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유전자가 회복가능하기 때문에 유전자의 변질로 생긴 질병은 회복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이 상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렇게 속이 상할 때는 세포 핵 안에 있는 유전자도 같이 상하게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활성산소의 영향으로 유전자가 찌그러지고 손상되어 구조적으로 변화가 오는 것입니다.

반대로 행복하고 기쁜 일이 있으면 엔돌핀을 생산하는 유전자가 작동하여 엔돌핀이 생성되고 엔돌핀은 T-임파구를 활성화시켜 유전자를 변질시키는 물질을 잡아 먹습니다.

현대의학은 이처럼 유전자를 치료하여야만 병이 낫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직까지 유전자를 바꾸는 치료법은 개발되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유전자의 변질로 일어나는 병의 증세만을 치료하고 있을 뿐입니다.

소위 성인병이라는 것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질이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가를 연구한 결과, 현대의학은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의학협회에서도 더 이상 '성인병'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생활습관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유전자의 회복없이는 질병의 치료를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유전자가 잘못된 식생활이나 음주습관 등 생활습관에 의해 잘못된 방향으로 변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아울러 생활습관을 바꾸어 변질된 유전자를 원래상태로 회복하는 것이 질병치료의 첩경입니다."

조금 어려우셨나요. 여러분이 이미 아시던 내용을 유전자이론에 맞추어 설명한 것입니다. 제가 왜 이 유전자이론을 자세히 소개하였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저는 이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 몸이 병이 나는 것이 유전자의 변질 때문이라면 같은 논리로 조직이 병이 나는 것은 조직의 유전자에 해당하는 구성원 개인의 변질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조직의 구성원 개인이 스트레스를 받아 원래 모습이 파괴되고 변질되면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개인이 하나 둘 늘어나면 조직에 병이 들어 생산성이 저하되고 조직 내 갈등이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조직의 구성원 개인이 존중받는 풍토 속에서 행복감과 기쁨을 느끼면 변질된 조직마저도 치유하고 회복하여 조직을 건강하게 바꾸어 놓고 생산성을 높이게 될 것입니다.

상사가 부하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짜증을 내는 조직은 유전자가 변질되는 우리 세포와 마찬가지로 머지않아 질병에 걸릴 것입니다. 반대로 상사가 부하를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조직은 조직 내에 수시로 찾아오는 갈등과 피로감을 치유하고 회복시켜 조직을 건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조직에서 근무하고 싶으십니까. 어떤 조직을 만들고 싶으십니까.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생활습관을 바꾸어야 하듯 조직 속의 개인이 변질되지 않고 원래상태를 유지하려면 조직의 생활습관, 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제가 행복경영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직원 한사람이 전입하거나 전출 갈 때에도 환영식과 송별식을 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저도 사람인지라 어떤 때는 한사람을 위해 송별식을 하여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지난 4월10일 조우현 사무관 송별식장에서도 그런 생각이 들어 과연 다음번에 또 하여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조사무관께서 이런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지난 4월10일은 저의 생애 결코 잊을 수 없는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하였습니다. 정말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어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이렇게 큰 행사가 처음이라 엄청난 부담이었습니다. 국장님을 통하여 고사해보기도 하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었습니다.

직원 한 사람의 전출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인원과 시간을 내어 행사를 해 주신 것은 새내기 사무관의 첫 출발을 모두 축하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분에 넘치는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오로지 국가 공복으로서의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라 여기고 벅찬 감동의 그 순간을 고이 간직하여 초심을 잃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하여 업무에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는 이 편지를 읽고 이로서 조사무관은 조직 내에서 엔돌핀을 나오게 하는 유전자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같은 감동이 있는 한 이 행사는 계속하여야 할 것입니다. 잠시나마 고민한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09.4.20.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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