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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번째 편지 - 행복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여러분 오늘이 벌써 3월 2일입니다. 왜 벌써 라는 표현을 썼는지 궁금하시죠. 새해가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제가 북부지검장으로 부임한 것도 바로 어제 일인 것 같은데 43일이나 지났습니다.

여러분 혹시 새해 첫날 세웠던 목표나 결심을 지금도 잘 실행하고 계신가요. '새해에는 매일 아침 운동을 하겠다. 담배를 끊겠다. 영어 공부를 매일 한 시간씩 하겠다. 매주 책을 한 권씩 읽겠다." 등등 자신과 한 약속을 잘 지키고 계신지요. 만약 흔들림 없이 잘 지키고 계신 분이라면 더 이상 이 편지를 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의지력이 강한 분이니 그렇게 계속 잘 실행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한 대부분은 또 작심삼일이 되고 말았지요.

 

 



 1972년 10월 13일 우루과이의 올드 크리스천스 럭비팀과 일행 45명을 태운 비행기가 추락하였습니다. 영하 40도를 넘는 추위 속에 많은 사람이 희망을 잃고 죽어갔습니다. 다만, 난도 파라도는 희망을 잃지 않고 옷 몇 벌과 럭비화 만으로 100km를 걸어서 구조 요청에 성공하였습니다. 72일간의 사투에서 살아 난 사람은 고작 16명. 파라도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데스 산중에서 우리는 인생의 1분 1초가 선물임을 깨달았습니다. 죽음의 반대는 그저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사랑만이 기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살아 있는 당신의 존재를 사랑하십시오. 매 순간을 충실히 사십시오. 단 한순간도 허비하지 말고"

 

우리 앞에 주어진 인생은 한정된 시간일 뿐입니다. 우리는 지난 2개월간, 또 우리의 인생 중 일부분을 사용하였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럴 것입니다. 내가 만들어 가는 하루하루가 훗날 내가 회상하게 되는 나의 인생입니다. 모두가 다 알다시피 어떻게 만드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린 것입니다.

우리는 매년 계획과 목표를 세웁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중도포기하지요.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포기'는 배추를 셀 때 쓰는 단위 일뿐이라는 농담이 있지 않습니까.

한 등산가가 알프스 산을 오르다가 심한 눈보라를 만났습니다. 그는 산 정상에 산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눈보라를 뚫고 정상에 오르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해까지 져서 1미터 앞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길을 잘못 들었다고 절망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다음날 사람들이 길가에서 얼어 죽은 등산가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얼어 죽은 장소는 바로 산장에서 불과 5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여러분 혹시 목표지점 5미터 앞에 주저앉아 있지 않으십니까. '5미터만 더 가십시오.' 제가 드리는 오늘의 메시지입니다.

여러분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가 무엇일까요. 두 번째 편지 ‘행복에 대한 통념 깨기’에서 돈과 미모가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무엇일까요.

미네소타 주립대학 심리학과 Lykken 교수는 오랜 세월 떨어져 산 일란성 쌍둥이를 조사한 결과 그들의 행복도 점수가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연구를 토대로 행복기준점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강렬한 기쁨과 슬픔을 경험하게 되지만 유전적으로 정해진 자신의 기질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행복기준점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행복을 결정하는데 유전적 요인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낸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행복한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뜻일까요.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심리학과 Lyubomirsky 교수는 이 부분을 더 연구한 결과, 행복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 중 유전적인 기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나머지는 무엇일까요. 삶의 환경이나 조건은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부자인가 가난한가. 건강한가 건강하지 못한가. 아름다운가 수수한가. 결혼했는가 이혼하였는가. 나이가 많은가 젊은가. 지위가 높은가 낮은가. 이런 등등의 삶의 환경과 조건이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놀랍게도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제 로또에 당첨되어도 성형수술을 하여도 평생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나머지 40%는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가 취하는 행동입니다. 즉 의지적 활동에 따라 행복의 40%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막연히 느끼고 있던 것이 심리학자들의 연구로 확실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행복에 대한 연습을 통해 40%를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일상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바꾸어 행복해 질 수 있는 가능성이 40%나 있다는 것입니다.

3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목표와 결심을 지키지 못하고 허비한 두 달은 잊어버리시고 이제 행복하기 위한 새로운 목표와 결심을 하십시오. 아직도 우리 앞에 있는 2009년은 열 달이나 남아 있으니까요. 혹시 3월에 실패하여도 포기하지 마십시오. 5미터만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등산가처럼.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임성춘 님의 '쉰 살 즈음에'라는 시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늙어 가는 것이 서러운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게 더 서럽다. 내 나이 쉰 살. 그 절반은 잠을 잤고 그 절반은 노동을 했으며 그 절반은 술을 마셨고 그 절반은 사랑을 했다.

어느 밤 뒤척이다 일어나 내 쉰 살을 반추하며 거꾸로 세어 본다. 쉰, 마흔아홉, 마흔 여덟, 마흔일곱... 아직 절반도 못 세었는데 눈물이 난다.

내 나이 쉰 살 변하지 않은 건 생겨날 때 가져온 울어도 울어도 마르지 않는 눈물샘뿐이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09.3.2.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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