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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째 편지 - 작지만 확실한 차이, 성공의 또 다른 비결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차이, 성공의 또 다른 비결입니다.

  이번 주 편지는 옛 날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옛 날에 남의 집 빨래를 해주고 생계를 이어가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빤 빨래는 새하얗게 되는데 며느리가 빤 빨래는 그렇지 못하였습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비결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지만 시어머니는 ‘그냥 열심히 빨면 되지.’ 하고는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시어머니가 늙어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며느리는 임종자리에서 시어머니에게 비결을 가르쳐주시라고 애원하였습니다. 시어머니는 힘겹게 입을 열고는 ‘뽀드득!’ 하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며느리는 그때서야 시어머니의 비결을 알아 차렸습니다. 빨래의 물기를 짤 때 손에서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꼭 짜는 것이 비결이었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짚신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는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삼은 짚신은 잘 팔리는데 아들이 삼은 짚신은 잘 팔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에게 수차례 그 비결을 물었지만 아버지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아버지가 임종 

을 맞이하였습니다. 아들은 숨을 거두는 아버지에게 도대체 짚신이 잘 팔리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터르르’하며 숨을 거두었습니다. 결국 털이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볏 집으로 짠 짚신은 안쪽이 꺼끌꺼끌하지요. 아버지는 손님이 편하게 신게 짚신의 안쪽 털을 다 떼어 내었던 것입니다. 

  결국 작은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게 됩니다. 이 작은 차이를 ‘디테일’이라고 합니다.

  왕중추라는 중국의 기업인은 이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한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 책에 나오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영업사원’ 조 지라드의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중년부인이 지라드의 시보레 자동차 매장과 반대편에 있는 포드 자동차 매장에서 걸어 나와 지라드의 매장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녀는 사촌언니가 타는 흰색 포드 자동차와 똑같은 자동차를 사고 싶은데 포드자동차 영업사원이 한 시간 후에 오라고 해서 시간을 때우러 왔다고 하였습니다. 지라드는 그녀에게 매장을 한번 둘러보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묻지도 않는 말에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오늘이 저의 55번째 생일이에요. 자동차를 사서 저에게 선물하려고 해요.’ ‘부인 생일 축하드립니다.’ 지라드는 부인을 안내하여 순백색의 시보레 자동차 앞에서 섰습 

니다. ‘흰색을 좋아하신다고 하셨죠. 이것은 순백색입니다.’ 그 순간 조금 전 지라드가 귀속 말로 무엇인가를 지시하였던 직원이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그의 손에는 장미꽃다발이 들려있었습니다. 지라드는 꽃다발을 부인에게 전하며 다시 한 번 생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부인이 지라드의 매장을 나서는 순간 그녀의 손에는 순백색 시보레 자동차의 키가 들려져 있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이귀남 법무부장관님께서 부산검찰을 지도방문 해 주셨습니다. 모두가 노력한 결과 매우 감동적인 지도방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수고하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기획검사실과 총무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저는 지도방문을 준비하면서 각 행사 때마다 ‘감동’을 넣어보자고 지시하였습니다. 준비 팀은 저의 지시에 잘 따라 주었습니다. 장관님 지도방문은 매년 거행되고 다른 청에서도 늘 겪는 일입니다. 그러면 어떤 지도방문이 장관님 기억에 남는 지도방문이 될까요. 오늘의 이야기처럼 작은 차이가 모든 것을 좌우합니다.

우리가 이번에 준비한 ‘작은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첫째 장관님을 공항에서 맞이하고 차로 이동하는  

동안 장관님께서 가장 궁금해 하실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지금 달리고 있는 길이 무엇이고 방향이 어디인지 하는 지리적인 것 일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부산지도에 공항에서부터 장관님이 이동하시는 길을 싸인 펜으로 표시하고 방문기관을 표시해 드렸습니다. 첫 번째 차이입니다. 

  둘째 장관님께 손바닥만한 일정표 수첩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종전의 A4용지 일정표는 휴대하실 수 없어 불편하셨는데 이번에는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손바닥 일정표 수첩을 코팅해서 만들어 드린 것입니다. 이것은 특히 수행한 분들이 유용했다며 감탄하더군요.

  셋째 장관님과 대화 시간의 행사장 플래카드입니다. 여러분 기억이 나시나요. 통상의 검찰청 행사의 플래카드는 ‘이귀남 법무부장관님의 지도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한 줄로 써서 행사장 무대 뒷벽에 걸지요. 그런데 무대에 이미 검찰 마크 판이 설치되어 있어 두 가지가 서로 겹쳐 별로 멋있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그 검찰마크 판을 충분히 다 덮는 직사각형 크기의 플래카드를 생각해 내고 그 플래카드 왼쪽에는 장관님 사진을, 오른 쪽에는 ‘이귀남 법무부장관님의 부산검찰 첫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었습니다. 기존의 것과 차이가 있었나요. 효과는 만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관님과 대화시간에 여실무관이 장관님께 여실무관 전원과 사진 찍어 달라는 애교 있는 요청을 하여 행사 마지막에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장관님 좌우에 선 여실무관들은 과감하게 장관님과 팔짱까지 꼈지요. 장관님의 흐뭇한 표정에서 작은 차이가 성공하였다는 직감이 들더군요.

작지만 확실한 차이. 일하면서 고민해야할 대목입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0.2.8.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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