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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번째 편지 - 아침형 육체활동 인간과 아침형 정신활동 인간

아침형 육체활동 인간과 아침형 정신활동 인간

 혹시 아침형 인간이신가요. 2003년 10월 사이쇼 히로시라는 일본인이 쓴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증을 온 국민에게 심어 준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에는 늘 반론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 다음 해에 ‘누가 뭐래도 나는 밤의 낭만을 포기할 수 없다! 새벽에 눈 떠 초저녁에 잠드는 그런 재미없는 세상은 싫다.’며 늦게 일어나도 성공하였다는 19명이 쓴 ‘아침형 인간 강요하지 마라’라는 책이 나오기 까지 하였습니다.

 저는 원래 올빼미형 인간이었습니다. 젊은 날 사법시험 공부를 밤 늦도록 한 것이 몸에 배 밤 2시, 3시경 잠자리에 들고 당연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그런 형의 인간이었습니다. 일찍 일어나 아침 운동도 좀 하고 여유 있게 출근 준비를 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2003년 말경 당시 광주고검에 근무할 때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을 읽고 저도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하겠다고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 책에서 요구하는대로 억지로 눈을 부비고 일어나 새벽에 헬스클럽에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9시에 출근하려면 늦어도 8시부터는 출근준 비를 하여야 하니 6시반이나 7시에는 헬스클럽에 가야 합니다. 오래되어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6시반경에 헬스클럽에 가서 1시간 운동을 하고 관사에 돌아가 출근 준비를 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무렵부터 지금까지 10여년을 ‘아침형 인간’으로 살고 있습니다. 제 체질에 맞아서라기 보다는 성공하기 위해 억지로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살다 보니 저혈압 때문에 아침 잠이 많은 아내나 밤늦도록 공부를 하거나 무엇 인가를 하느라 깨어 있어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아이들이 못마땅해 보일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이를 고치려 억지로 깨우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그려러니 합니다. 사무실의 변호사들도 밤늦게 일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습니다. 밤 12시를 넘겨 1시에 들어가는 경우도 꽤 됩니다. 그러니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것이 무리이지요. 제가 아침에 일찍 나와 일하고 좀 일찍 퇴근하라고 입버릇처럼 일해도 오랜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저는 2003년부터 10여년간을 아침에 일찍 일어나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하며 살았습니다. 물론 매일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적게는 두번 많게는 네번 정도 다니곤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아침 운동가는 것이 큰 곤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침 운동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잠이 덜 깬 채로 가서 억지로 운동을 하였습니다. 이러니 운동 효과가 생길 리 만무이지만 어찌하겠습니까? 안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무려 10여년을 살았습니다.

 얼마 전까지도 7시에 아침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니 6시에는 일어나야 하고 6시40분경에는 집에서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 불연듯 한 시간을 늦춰 8시에 운동을 하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8시에 운동을 시작해보니 몸이 훨씬 운동을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6시에 깨니 운동 시작 시각 8시까지는 2시간을 깨어 있어서인지 몸이 잠에서 완전히 깬 것 같았습니다. 사실 7시에 운동을 할 때는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무엇인가 몸이 잠에서 덜 깬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6시에 일어나 운동 가는 시각까지 1시간 반 동안 할 일이 없어 이런저런 일을 하기로 정하였습니다.

 첫째 일어나자 마자 샤워를 하였습니다. 늘 운동을 갔다 와 쫓기면서 샤워를 하던 저로서는 샤워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때우는 식이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샤워를 편안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캘린더 정리를 합니다. 앞으로 일주일 내에 무슨 일이 예정되어 있는지, 해야 할 일 중 놓치고 있는 일은 없는지 확인을 합니다.

 셋째 하루 일과를 점수로 평가하는 자기평가표를 작성합니다. 2010년 4월 20일자 월요편지에서 소개하였던 성공을 위한 자기평가표 말입니다. 아침에 작성하면서 부터는 빼먹는 날이 거의 없습니다.

 이어 ‘어떻게 인생 목표를 이룰까’라는 제목의 책자에서 소개하고 있는 효과가 검증된 행복증진 방안 몇 가지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 책은 먼저 일기쓰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오늘 일기를 미리 씁니다. 하루종일 일어날 일을 예상하여 미리 쓰는 일기입니다. 2013년 9월 17일자 월요편지에서 소개하였던 내일 일기와 같은 것입니다. 전날 쓰면 내일 일기라고 이름 붙여야 하는데 아침에 쓰게 되니 오늘 일기라고 명명하였습니다.

 그 책은 두번 째로 감사표현이 행복을 고조시키는 방법이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저는 감사할 일 세 가지를 오늘 일기에 붙여서 작성합니다. 어떤 때는 너무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됩니다. 1월23일에는 ‘아침마다 무엇인가 할 일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감사 하였습니다.

 그 책은 세번 째로 명상이 행복을 증진 시킨다며 권하고 있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최순용변호사가 위빠사나 명상 강의를 할 정도로 전문가라 그로부터 배운 것을 5분간 실습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그 책은 용서를 하라고 합니다. 저는 그 권고에 따라 용서를 위한 기도를 10여분간 드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30-40분동안 7가지 정신 활동에 해당하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시간에 육체 활동을 하면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7가지나 되는 정신 활동은 너무 쏙쏙 머리에 들어 오고 아이디어도 잘 떠오릅니다. 하긴 월요편지를 매주 월요일 6시부터 8시반 사이에 작성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저는 아침형 인간이지만 아침형 육체활동 인간이 아니라 아침형 정신활동 인간임이 분명합니다.

 이런 저를 10여년간 아침형 육체활동 인간으로 여기고 몸을 혹사시켰으니 너무나도 한심한 일입니다. 아마도 아침 시간에 한 운동은 거의 효과가 없었을 것입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정신 활동에 해당하는 독서나 집필을 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었을 것입니다.

 어쩐지 골프도 새벽 골프가 오전 골프에 비해 잘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막연히 컨디션 문제가 아닌가 여겼는데 이번에 극명하게 입증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구정 연휴를 이용하여 동남아에 여행을 갔었습니다. 사흘간 골프를 쳤는데 이틀은 8시반경에, 하루는 6시반경 시작하였습니다. 그곳은 우리나라와 2시간의 시차가 있어 8시반은 10시반에 해당하고 6시반은 8시반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6시반에 골프를 친 날은 그전 이틀에 비해 샷이 형편없이 나빴고 중간에는 어찌 스윙을 하여야 하는지 잊어버릴 정도였습니다. 당연히 점수도 엉망이었지요. 차이하면 시작시간이 2시간 정도 당겨진 것 뿐이었는데 말입니다.

 저는 이를 경험하면서 제 몸에 맞는 운동시간이 있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몇 시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새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한번 고민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4.2.4. 조근호 드림

[구정연휴 해외여행 때문에 월요편지가 하루 늦게 화요편지가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방송 안내)

 작년 4월15일부터 매주 월요일 10시부터 11시까지 방송되는 극동방송(AM 1188 또는 FM 106.9) ‘사랑의 뜰안’ 프로그램에 조근호 변호사의 월요편지 코너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월요편지 중에서 일부를 골라 청취자 분들에게 제 육성으로 전달해 드리고 있습니다. 시간은 대략 10:20경입니다. 시간이 나시면 들어 주세요. 새로운 감흥이 있으실 것입니다. 라디오 듣기가 불편하신 분은 스마트 폰에 극동방송 앱을 다운 받으시면 그 시간에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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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그 동안 쓴 월요편지를 묶어 펴낸 오늘의 행복을 오늘 알 수 있다면’(21세기 북스 출판)에 대해 여러분들이 큰 관심을 보이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세는 좋은 곳에 쓰려고 고민 중입니다. 계속 응원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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