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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번째 편지 - 알지만 몰랐던 팝송 가사



우리는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삽니다. 그러나 그것들 중에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 10월 문득 지난 세월 기억했던 것들을 다시 찾아 곱씹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충 아는 지식을 다시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손쉬운 팝송에 도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젊은 날 추억의 한 장면이 되어준 팝송이지만 가사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들은 곡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날부터 젊은 날 흥얼거린 팝송을 매일 공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간 약 100여 곡을 공부하였습니다. 공부라는 것이 별거 없습니다. 유튜브의 팝송 가사 해석 사이트에서 매일 한 곡씩 들은 것입니다.

주옥같은 가사들이 매일 아침 저의 가슴을 흔듭니다. 그런데 그중 몇 곡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사 내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막연히 기억하던 그런 곡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저만 모르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Casablanca라는 곡 기억나시나요. 그 곡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I fell in love with you watching Casablanca. (카사블랑카를 보면서 당신과 사랑에 빠졌어요)

여기서 카사블랑카는 1942년 작 영화 카사블랑카입니다. 두 남녀가 드라이브인 씨어터에서 영화 카사블랑카를 보다가 사랑에 빠진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난민들은 미국으로 가는 여권을 얻기 위해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 몰려듭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험프리 보카트는 옛 애인 잉그리드 버그먼을 위해 모험을 감수합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흑백영화입니다. 저는 이 팝송을 듣고 처음으로 영화 카사블랑카를 보았습니다. 팝송 가사를 보면 가난한 연인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습니다.

Popcorn and cokes beneath the stars (팝콘과 콜라는 별빛 아래서) Became champagne and caviar (샴페인과 캐비어로 변했죠)


다음은 Eagles의 Hotel California입니다. 1977년 대학교 1학년 때 너무나도 많이 들은 곡입니다. 이 곡을 들으면 막연하게 LA에 있는 캘리포니아라는 이름의 휴가지 호텔이 연상되고 그 호텔 꼭대기에 독수리(eagle) 조각상이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호텔 캘리포니아는 휴가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호텔이 아닙니다. 이 곡의 주제는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환멸과 좌절입니다.

Her mind is tiffany-twisted, (그녀는 티파니에 미쳐 있었고) she got the Mercedes-Bends. (또 그녀는 벤츠 병에 걸려있었지)

가사의 이 대목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You can checkout any time you like. (당신은 아무 때나 체크아웃할 수는 있지만) But you can never leave! (이곳을 영원히 떠나지는 못할 겁니다.)

This could be heaven or this could be hell. (여기는 천국이 아니면 지옥이리라)

누군가에게는 천국이고 누군가에게는 지옥이 된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입니다. 저는 이 팝송이 이런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1977년 미국은 한국에서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Michael Jackson의 1983년 Billie Jean도 저를 놀라게 한 곡입니다. 제 세대치고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특히 Michael Jackson의 Moon Walk 춤은 그 시절 모든 젊은이들이 따라 추었습니다.

가사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매혹적인 여성 빌리 진과 클럽에서 섬씽이 있었는데 얼마 뒤에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와서는 당신 아들이니 책임지라고 외칩니다. 주인공은 황당하다는 듯 노래합니다.

She says I am the one, (그녀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but the kid is not my son. (그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야)

이 팝송을 들을 때마다 '낫 마이 선'을 수없이 들었지만 이런 뜻이라라고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이 노래는 결국 이런 가사로 끝이 납니다.

Billie Jean is not my lover. (빌리 진은 내 연인이 아니야)

1966년 Tom Jones의 Green, Green Grass of Home은 더 놀랄만한 내용입니다. 이 노래는 이런 가사로 시작됩니다.

The old home town looks the same as I step down from the train, (내가 열차에서 내려서 본 옛 고향의 모습은 그대로이고) and there to meet me is my Mama and Papa. (그곳에선 어머니와 아버지가 저를 마중 나왔네요)

마치 나훈아의 고향역을 연상케 하는 풍경입니다. 고향역에서는 이뿐이와 곱분이가 마중 나오듯 이 노래에서는 여자친구 Mary가 달려옵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꿈이었습니다.

Then I awake and look around me, (그러고는 정신을 차리고서 주변을 둘러보니) at the four grey walls that surround me (사방의 회색 벽들이 저를 감싸고 있었고) and I realize, (저는 깨달았죠) yes, I was only dreaming. (그래요, 전 그저 꿈을 꾸고 있었던 거에요.)

그는 사형수였던 것입니다. 그는 결국 사형을 당해 푸른 잔디밭에 묻힙니다.

they lay me neath the green, green grass of home. (우리 집의 푸르고 푸른 잔디 밑에 저를 눕히면서)

이런 충격적인 내용일 줄은 몰랐습니다. 팝송의 소재는 다양합니다.

The House of the Rising Sun도 어두운 내용의 노래입니다.

The House of the Rising Sun은 우리말로 번역하면 '해 뜨는 집'입니다. 밝은 이미지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 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There is a house in New Orleans they call the Rising Sun. (뉴올리언스에 '일출'이라는 집이 하나 있지) And it's been the ruin of many a poor boy. (수많은 불쌍한 이가 인생을 망친 곳) And God I know I'm one. (나도 그중 하나겠지)

The House of the Rising Sun은 뉴올리언스에 있는 교도소인 것입니다. 가사 내용이 이렇다 보니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금지곡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흥얼거리며 즐겨 듣던 노래 가사에 이런 엄청난 내용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다 안다고 생각하고 다시 공부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알 수 없었을 내용입니다. 제가 가진 지식에는 이런 것들이 무수히 많을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만큼 지나간 지식을 다시 곱씹어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런 것을 떠나 매일 아침 흘러간 팝송 한 곡을 들으며 가사를 음미하는 것 자체가 삶에 새로운 활력을 줍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1.2.22.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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