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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번째 편지 - Daily Ritual

 

예전에 들은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LA까지 날아가는 비행기는 정해진 궤도가 있지만 실제 비행에서는 조금씩 궤도를 이탈하여 비행하다가 다시 제 궤도를 찾고 또 이탈하다가 제 궤도를 찾고 이렇게 하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목적지까지 간다는 것입니다.

실제 여부와 관계없이 저는 우리네 삶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듯하게 정해진 길로만 가는 인생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늘 궤도 이탈을 하지요. 며칠을 궤도 이탈하면 어떻게 다시 제 궤도를 찾을까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 일정한 루틴을 하면서 그 궤도를 찾곤 했습니다.

예를 들면 며칠을 불규칙하게 생활하여 삶이 궤도를 이탈한 것 같으면 저는 아침 6시에 일어나 책상에서 궤도 제찾기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 작업은 시기별로 조금씩 변화했습니다. 일정표를 정리하며 궤도를 찾은 시기도 있었습니다. 책을 1시간 읽으며 궤도 수정을 하기도 했고, 고전 5미닛을 몇 편 보면서 정상궤도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인스타그램을 만들면서 삶의 제 궤도를 되찾습니다. 601번째 월요편지에서 말씀드린 대로 지나간 월요편지를 살려내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시작하였습니다. 월요편지 재활용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사라지는 월요편지가 아쉬워 시작한 일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 것입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6시 저는 인스타그램을 만듭니다. 지나간 월요편지를 다시 읽고 그중 인스타그램을 만들만한 소재를 찾아 인스타그램 용 한 장짜리 월요편지를 제작합니다.

만드는데 30분 정도 걸립니다. 처음에는 그저 숙제처럼 인스타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서 삶의 궤도를 되찾는 루틴이 되었고 이제는 일종의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 비슷한 것이 되었습니다.

작가 메이슨 커리(Mason Currey)는 [리추얼]이라는 책에서 지난 400년 동안의 위대한 창조자들은 하나같이 자신만의 Daily Ritual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리추얼은 하루를 마치 종교적 의례처럼 여기는 엄격한 태도이자, 일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유용한 도구,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반복적 행위"라고 이야기합니다.

저의 매일 아침 인스타그램 제작도 그런 리추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을 만들면서 좋은 글귀를 다듬고 다시 기억하고 사진을 넣어 한편의 작은 작품을 만든 다음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는 과정에서 삶이 정돈되고 있음을 가슴 깊이 느낍니다.

아침에 바빠 인스타그램을 만들지 못한 날은 무엇인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마음을 넘어서 하루가 잘못 시작된 느낌을 받습니다. 그 다음날 다시 인스타그램을 만들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삶이 계속됩니다.

그런 리추얼로 만든 인스타그램이 벌써 97개나 되었습니다. 금주 내에 100번째를 돌파할 것 같습니다. 지난 인스타그램 중 몇 편의 내용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 무엇을 했던가]라는 시가 있습니다. '내년에 많은 일을 할 계획인 나는 오늘 무엇을 했던가? 앞으로 많은 돈을 기부할 생각인 나는 오늘 무엇을 주었던가? 미래에 멋진 저택을 짓고 싶은 나는 오늘 무엇을 지었던가? 달콤한 몽상은 행복에 젖어 들게 하지만 내가 아니면 누가 그 일을 하겠는가. 그렇다. 누구나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나는 오늘 무엇을 했던가?'] 


[하버드 대학생 김형섭 씨는 세계적 리더들에게 인생 조언을 부탁했습니다. 가장 많은 조언은 [평생 공부하라]였습니다. “성공자는 늘 배우지. 첫 출근부터 죽는 날까지.” “삶은 배우는 것이라네. 배우는 만큼 행복해지지.” “계속해서 듣고 보아야 하네. 많은 사람이 준비 없이 시작하지.” “한 분야의 전문적 기술과 지식을 얻기 위해 부지런히 힘쓰게.” “다른 사람에게서 자네와 다른 점을 배우게.”]


[올해 61세인 A 씨는 은퇴 후 세계 100대 미술관을 둘러볼 생각을 하다가 아예 서울대 고미술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합니다. 7년에 박사까지 목표합니다. 이를 위해 53세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해 이제 영어서적을 읽을 수 있답니다. 2008년 A 씨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 12년이 흘렀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였을까요? 이제 제 나이가 A 씨 나이입니다. 또 시간은 흘러갑니다.]


[“저는 꿈이 없었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보낸 것뿐입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소리 질러 깨워 밥 먹이고 출근하기 바빴습니다. 그렇게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이런 삶이 억울했습니다. 그런데 변호사님 강의를 듣고 무언가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바이올린 학원에 등록하였습니다. 바이올린과 활 잡는 법을 배우며 행복했습니다. 언젠가는 무대에서 연주할 것을 생각하니 흥분됩니다. 꿈을 갖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매일 아침 이런 글을 다시 읽고 제 삶을 반추해 보는 것입니다. [나는 어제 무엇을 했는가? 또 오늘은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평생 공부하고 있는가?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꿈을 꾸고 하나하나 준비하는데 나는 어떤가?] [다른 사람에게는 꿈을 꾸라고 하면서 나는 과연 가슴 뛰는 꿈을 가지고 있는가?]

매 질문마다 옷깃을 다시 여미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리추얼을 가지고 계시나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0.5.25.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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