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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째 편지 - 부족함이 축복입니다

                부족함이 축복입니다.
  저는 지난주 목요일 부산항만청의 초대로 배를 타고 부산항 부두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전용부두라 대부분의 부두가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들로 가득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곳에 곡물을 실은 선박을 대는 부두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쌀가마니 한 개씩 인부들이 등짐을 져서 날랐는데 이제는 진공청소기 같은 큰 관을 갖다대고 선박에서 바로 부두의 곡물창고로 곡물을 빨아 당긴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선박에서 곡물창고를 잇는 긴 관 위에는 수많은 새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낙곡들이 많아 새들에게는 천국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풍부한 낙곡을 먹고 지내는 이 새들의 신세야말로 우리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안내인의 설명은 좀 달랐습니다. 이 새들은 너무 뚱뚱해 잘 날지를 못하고 걸핏하면 자동차를 피하지 못하고 치여 죽는답니다. 지나친 풍요가 이들에게 재앙을 불러 온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풍요로움을 희구합니다. 그러나 풍요로움이 늘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부족함이 행복을 가져다주지요. 저도 이런 저런 부족함을 아쉬워하며 무엇인가를 더 바랄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제가 행복해지기 위해 간절히 바라는 풍요가 저를 파멸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은 ‘부족함과 행복’이라는 주제로 여러 선각자들이 한 말을 모아보았습니다. 

  부족함과 행복의 관계를 가장 먼저 언급한 분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입니다. 플라톤은 행복하기 위한 다섯 가지 조건을 다음과 같이 꼽았습니다. 첫째 먹고 입고 살기에 조금은 부족한 듯한 재산, 둘째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엔 약간 부족한 외모, 셋째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절반 밖에는 인정받지 못하는 명예, 넷째 남과 겨루었을 때 한 사람에게는 이기고, 두 사람에게는 질 정도의 체력, 다섯째 연설을 했을 때 듣는 사람의 절반 정도만 박수를 보내는 말솜씨 등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족함’입니다.  

  공감이 가십니까. 그래도 풍요로우면 좋겠다구요. 그런데 우리들은 이런 걱정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부족함이 없이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 조금만 어려움에 닥쳐도 역경을 이겨내지 못한다구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잘 아시는 일본 마쓰시다 그룹의 회장 마쓰시타 고노스케 

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신은 내게 세 가지 축복을 주셨습니다. 첫째 가난하였기에 어릴 때부터 구두닦이, 신문팔이 등 많은 세상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몸이 허약해 항상 운동에 힘쓰다 보니 늙어서도 이렇게 건강합니다. 셋째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였기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나의 스승으로 모시고 배우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부족함이 성공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래도 부족함을 탓하기만 하시겠습니까. 부족함은 오히려 축복이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으시나요. 류시화님의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잠언시집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도록.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있는 일을 해 보도록.

  나는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 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 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지만 신

은 나에게 삶을 선물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내가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걸 선물 받았다. 나는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은 내 무언의 기도를 다 들어 주셨다.

부족함이 축복입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09.12.7.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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