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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번째 편지 - 월요편지 뒷이야기

월요편지 뒷이야기

 여러분 지난주 월요편지 ‘Another story must begin!’의 내용을 기억하십니까? 그 편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내용이 좋았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아마도 30년 전 김태현 검사님의 사건 결정 내용이 많은 분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결정의 주인공 김태현 변호사님이 그 월요편지를 보시고 카톡으로 문자를 주셨습니다.

 “오늘 176번째 월요편지를 읽었습니다. 나는 레미제라블을 보면서 그 사건을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조변은 대단한 story teller입니다. 내가 가진 기사 스크랩을 보니 1984년 11월 18일자 조선일보 사회면에 보도된 것이고 기자는 함영준으로 되어 있습니다. 유명한 조근호 칼럼에 제 이름이 등장하니 기분이 좋네요. 나도 그 후 그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follow up 하지 못하였습니다. 마치 훌륭한 검사였던 것처럼 묘사해주어 고마워요. Thank you!"

 아무튼 양해도 없이 김 선배님의 카톡을 월요편지에 인용하여 죄송하지만 ‘월요편지 뒷이야기’를 독자 분들에게 알려드리는 것도 또 다른 별미라 생각되어 인용하였습니다. 그 카톡을 받고 물론 전화를 드려 옛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지요. 기왕에 ‘월요편지 뒷이야기’를 썼으니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지난 1월7일자 ‘11명의 예쁜 조카’라는 제목의 월요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2010년 부산고검장을 지내고 있을 때 어느 구청의 여직원들 독서 모임에서 ‘조근호 검사장의 월요편지’를 읽고 감동을 받았다며 인터뷰를 하고 싶어 하였습니다. 7명의 회원이 각기 20여 문항 정도 사전에 서면 질문하였습니다. 대부분 답변에 큰 부담은 없었는데 어느 질문에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검사장님의 책을 읽으면 꿈, 비전, 열정, 성공 등 좋은 내용이 많은데 왜 봉사나 기부에 관한 내용은 하나도 없나요.’ 저는 그 질문에 도둑질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움찔하였습니다. 약한 부분을 파고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월요편지에 당시 7명의 독서회원 중 한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검사장님, 오늘 편지에 나오는 7인의 독서회원 중 한 명입니다. 그 날 인터뷰 때의 감흥이 다시 전해지는 거 같네요. 저 질문은 너무 주제 넘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검사장님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었거든요. 그때 솔직하고 진솔하신 답변이 기억나요.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정말 오늘 같은 날이 오네요. 멋지세요, 파이팅입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김혜경님께 감사드립니다.

 김혜경님의 그 지적이 몇 년이 지나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한 상록보육원 봉사로 이어졌다는 말씀을 ‘11명의 예쁜 조카’ 월요편지에서 드린 바 있습니다. 그 월요편지 내용대로 저를 큰아빠라 부르는 11명의 예쁜 조카들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월요편지에서 저는 1월안에 세 번째 방문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제 세 번째 방문을 하였습니다. 제가 잘 아는 의류회사를 경영하시는 기업인 두 분들로부터 아이들 옷을 기부 받아 마치 산타클로스가 된 기분으로 생일용 케이크와 빵을 싸들고 상록 아파트(보육원이라 부르지 않고 이렇게 부릅니다. 그리고 시설이 아파트와 완전히 똑 같습니다.) 601호를 찾았습니다. 처음 조카들을 만났을 때 보다는 훨씬 마음이 편안하였습니다. 이제 11명의 이름도 대부분 기억을 합니다.

 생일을 맞은 4명의 조카를 위해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생일파티를 하고 사가지고 간 빵을 꺼내 먹었습니다. 그 다음 순서는 ‘봄 옷 고르기’입니다. 조카들의 사이즈를 미리 보내드려 기부 받은 옷이지만 입어보니 맞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 서로 옷을 입어보며 패션쇼가 벌어졌습니다. 대부분 4-5벌의 옷은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제일 막내 4살짜리 ‘아름’이에게는 모든 옷이 커서 한 벌도 입히지 못하였습니다. 3시간을 놀고 아파트 문을 나서는 저희 부부의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약속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녁 약속을 마치고 밤 10시 저희 부부는 ‘아름’이 옷을 사러 갔습니다. 어리지만 아무 옷도 선물 받지 못해 속상하였을 ‘아름’이를 위해 옷을 두벌 샀습니다. 옷을 고르면서 우리는 마치 친 딸 옷을 고르는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월요편지는 이렇게 제 생활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월요편지가 그저 제 생각을 전해드리는 것에서 나아가 제 삶에 직접 영향을 끼쳐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주 월요편지를 보시고 제 동기 변호사 한 분이 이런 답장을 주셨습니다. “조 변호사, 항상 좋은, 아름다운, 감동이 넘치는, 기쁨을 주는 글들을 공짜로 보내줘서 고맙소. 이 글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유익을 주고 있는 것 이상으로 이 글들을 쓰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새롭게 만들어가는 조 변호사에게 가장 큰 유익이 될 것 같소. (중략) 무엇보다도 이 글 작업을 통한 심신정화훈련으로 말미암아 조 변호사의 앞날에 빛과 생명과 하늘의 복이 넘칠 것으로 믿소. 좋은 글에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어 몇 자 보냅니다.”

 노상균 변호사님의 말씀대로 이 월요편지의 최대 수혜자는 저 자신입니다. 인격적으로 부족하고 성격도 급하고 욕심도 많은 제가 월요편지를 쓰면서 심신정화훈련을 쌓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편 생각하면 이처럼 제 월요편지를 보고 격려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어 매주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월요편지 뒷이야기’를 전해 드렸습니다. 여러분 인생에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앞면이외에 뒷면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아로 새겨져 있으신가요? 우리의 진정한 이야기 True Story는 어디에 있을까요? 앞면일까요? 뒷면일까요? 아니면 둘 다일까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3.1.28.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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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 동안 쓴 월요편지를 묶어 펴낸 오늘의 행복을 오늘 알 수 있다면’(21세기 북스 출판)에 대해 여러분들이 큰 관심을 보이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세는 좋은 곳에 쓰려고 고민 중입니다. 계속 응원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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