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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번째 편지 - 맥스Q 잡지 기사 : 매일 바벨을 드는 59세 변호사

 

제가 지난 3월 6일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은 월요편지를 통해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사진을 보고 자극과 도전을 받으셨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격려의 말씀도 많이 주셨습니다. 건강을 회복하려는 절박감에서 시작한 운동이 뜻하지 않게 도전기가 되어 동기부여 효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 사진은 맥스Q 잡지의 인터뷰를 위한 사진이었습니다. 그래서 보통의 보디 프로필 사진 촬영보다 거창하게 진행이 되었던 것입니다.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고 난 후 잡지사 측에서 인터뷰 질문지를 보내왔습니다. 통상의 인터뷰는 기자가 인터뷰어를 가지고 찾아와 인터뷰를 한 다음 그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지만 이번 인터뷰 기사는 제가 직접 쓰겠다고 자청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확하게 답변하는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하는 이유, 운동 과정에서 느낀 점, 운동의 효과 등에 대해 월요편지에서 간간히 쓰기는 하였지만 일반인에게 판매되는 잡지의 인터뷰 기사인 만큼 제가 생각을 좀 정리하여 쓸 기회가 될 것 같아 그렇게 하겠다고 자청하였습니다. 그리고 며칠을 고민하여 답변을 정리하였습니다.

오늘의 월요편지는 제 운동철학에 대한 종합판의 성격을 갖는 인터뷰 기사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이 잡지는 피트니스 선수들만 보는 잡지라 여러분들께서 접하실 기회가 거의 없어 그 기사를 보실 기회도 없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가지고 계신 운동에 대한 생각과 한번 비교해보시는 것도 의미 있을 것입니다. 

 



문1)

서울대학교 학생에서, 검사로, 또 사업가로. 누구나 부러워할 화려한 이력이다. 스스로 돌아보았을 때, 이력만큼 승승장구한 삶이었나?

답1)

누구나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남들이 하는 평가와 다른 평가를 내린다. 나는 스스로가 원하던 인생을 살아온 사람은 아니다. 물리학도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께서 법학도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하여 법대에 진학했다. 개인적으로는 연출이나 건축 같은 창조적인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암 투병 중인 아버지를 대신하여 가장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은 검사의 길을 걷게 했다.

지금도 창조적인 사업을 하고 싶지만 잘 아는 분야가 법조계라 그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 늘 미래를 꿈꾸며 들뜬 기분으로 살았다. 인생은 쉽게 목표한 대로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력한 대로 거두는 것 같다. 머슬 마니아가 되기 위해 지루하게 바벨을 반복하여 들어야 하는 것과 같다.

문2)

조근호라는 인물은 어떤 사람이었나? 공부만 하던 우등생? 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아?

답2)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능력이 있을까? 하는 일이 잘 안 풀릴 때, 나에게 어떤 능력이 있을까 고민해본다. 검찰 시절 동료들은 승진하는데 나만 뒤처졌을 때, 사업을 하면서도 생각만큼 성장하지 못할 때, 가족들과 소통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본다.

평생을 돌이켜 보면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과 미래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이다. 그 능력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머슬 마니아]라는, 우리 세대에게는 좀 낯선 개념을 받아들이고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겠다는 꿈을 꾸고 실현시키는 것과 다 이런 능력과 맞닿아 있는 것 아닐까.

문3)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답3)

사실 태어날 때부터 약골이라 평생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고 살았다. 날짜도 기억난다. 2014년 3월 13일, 정기 건강검진 결과를 듣는 자리에서 콜레스테롤이 매우 높다는 설명과 함께 이대로라면 중풍이 올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부터 헬스클럽도 다시 다니고 주말에 골프도 열심히 치고 가끔 MTB도 타면서 "이번 주는 열심히 운동했어."라고 위안하며 살았던 것 같다.

체중이 몇 kg 줄기도 했지만 지병인 고혈압, 식후 저혈당, 고지혈증 등에 변화는 없었다. 그러던 중 2017년 5월 22일 피트니스 2.0 김용도 대표를 만나 운동하는 습관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되었다. 주 5일, 매일 1시간씩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는 머슬 마니아 대회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쉽지 않음을 깨닫고 2018년 3월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하고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문4)

피트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본인이 생각하는 다른 운동과의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답4)

대부분의 운동은 재미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골프, 테니스, 농구, 야구 등이 그렇다. 그러나 결국 피트니스는 육체적 파워를 기르는 운동이다. 재미가 없어 계속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동기부여를 위해 고민하던 중 재미난 사실을 생각했다. 수렵시대에는 [육체적 파워]가 있는 인간이 능력 있는 인간의 조건이었다. 시간이 흘러 농경시대가 왔고 [정신적 파워]가 있는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체육보다 국영수에 목을 매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는가.

이는 사회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샤넬, 에르메스 등은 일종의 패션 파워다. 명품 옷을 입고 명품 백을 들면 자신이 힘이 있는 사람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그래도 [비육체적 파워]는 [육체적 파워]를 따라갈 수 없다. 머슬마니아 선수들을 보면 청바지에 흰 티만 입어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나는 한평생 돈, 권력 명예 같은 [비육체적 파워]를 추구해왔던 사람이다. 그러나 나 역시 어느 순간 [육체적 파워]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매료됐고 이에 집중해 매일 바벨을 들고 있다.

문5)

운동을 하고 나서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답5)

피트니스를 주 5일, 매일 1시간씩 10개월을 하고 지난 3월 6일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제일 크게 바뀐 점이라면 스스로 벗은 몸에 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샤워를 하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볼 때마다 운동을 해야지 하며 반성을 하곤 했던 내가 이제는 거울 앞에 서서 각종 자세를 취해본다. 가슴과 어깨가 커지고 허리는 들어가 내 평생 처음 역삼각형 몸을 갖게 됐다.

골프를 치고 목욕탕에서 다른 사람들의 몸을 보고 있노라면 앞으로도 피트니스를 계속하여야 할 이유를 느낀다. 그런데 정말 달라진 것은 10년 이상 먹던 혈압약을 끊었다는 사실이다. 혈압, 콜레스테롤, 간 수치, 지방간 등 모든 부문에서 정상을 넘어 30-40대 몸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러니 피트니스에 열광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문6)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면서 당당하게 자신의 몸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답6)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는 체(體)덕(德)지(知) 순으로 아이들을 교육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에 따라 이튼스쿨 등 영국의 명문 학교는 지금도 운동을 제일 많이 시키고 이어 덕성 훈련을 시킵니다. 우리는 그 반대로 교육을 진행해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구조를 달리해 선진국과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

몸을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의견에 속한다. 이런 세태가 20대 때의 유행에 그치지 말고 평생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가꿀 수 있기를 권하고 싶다. 아마 지금 젊은 세대가 그 노력을 다하면 30-40년 후 우리는 국가적으로 의료비 부담부터 확 줄어들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문7)

최근 머슬마니아 고문으로 위촉이 됐다. 어떠한 생각으로 고문의 자리를 맡게 되었나?

답7)

우연한 기회에 2017년 봄 머슬마니아 대회를 관람하게 됐다. 대회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이렇게 많은 젊은이가 자신의 몸을 만들고 이를 경연하기 위해 모였다니. 더 놀란 것은 메이저 신문에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젊은이들은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기성세대는 이를 외면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일종의 사명감을 느꼈다. 젊은 세대의 꿈을 기성세대에게 소개하는 가교 역할을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 머슬마니아 고문직을 수락했고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빠짐없이 참석하고 선수, 트레이너, 협회 관계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이번에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고 이 인터뷰에 응한 것도 그런 가교 역할의 일환이다.

문8)

지금의 중장년층에서, 소싯적 운동을 안 해본 이들은 거의 없을 듯하다. 다시금 운동과 건강 욕구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조언을 해준다면?

답8)

얼마 전 삼성경제연구소 윤순봉 고문의 강의에서 최빈사망연령이라는 기념을 들었다. 해당 나이 또래가 가장 많이 사망하는 나이를 계산한 것이 최빈사망연령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 앞으로 40년 이상이 남았다. 75세를 남자 평균 사망연령으로 보던 시절로 환원하면 이제 겨우 30세인 것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만 듣더라도 몸을 어떻게 보전해야 하는지 결론이 저절로 난다.

매일 1시간 운동에 투자해야 한다.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어느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했던 충고를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다. “오십 세가 넘어서면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냥 운동하시면 부족합니다. 운동선수처럼 매일 많은 양의 운동을 하셔야 합니다. ‘Be an athlete’”














 

맥스Q 잡지의 기사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머슬마니아 봄 대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참석하였고 시상도 하였습니다. 참석한 선수들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보면서 운동에 대한 각오를 더 새롭게 했습니다.

여러분 혹시 운동에 관심이 있는데 동기부여가 안되신다고요. 머슬마니아 가을 대회를 관람해 보세요. 굳이 머슬마니아 대회가 아니더라도 많은 피트니스 대회가 있으니 놀이 삼아 구경해 보세요. 정말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시고 당장 운동하여 나도 저런 몸을 가져야지 하는 동기가 저절로 생기실 것입니다. 강추합니다. 저도 그렇게 시작했으니까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8.4.30.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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