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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편지 -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여러분에게 호감을 느낄까요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여러분에게 호감을 느낄까요.

  저는 주말에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가보니 때 이른 크리스마스 카드가 책상에 있었습니다. 집사람 후배가 보내 온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퍽 특이 하였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아직도 한 달이나 남았는데 카드라니! 그런데 번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한 달 전에 보내는 카드, 얼마나 상대방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까?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은 대부분 12월말에 집중되지요. 그러나 그때는 너무 많은 카드와 연하장이 날라 와 솔직히 자세히 읽어보거나 그 사람을 회상해 볼 시간적 여유도 없는데 11월말 비교적 한가할 때 보내면 효과 만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이 아이디어에 따라 11월말 가까운 분들에게 직접 연하장을 써 볼 생각입니다. 요즘은 간편하게 이메일을 많이 보내지요. 그런데 어떤 것이 효과가 있을까요. 저는 단연 자신이 내용을 직접 필기구로 작성한 연하장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어느 분은 1년에 수백 장의 연하장을 자기 손으로 직접 쓴다고 합니다. 인쇄한 연하장은 안 보내는 것 보다는 효과가 있겠지만 상대방에게 아무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이 그분의 생각입니다. 연하장을 받아보는 제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 행위도 사실은 상대방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 하는 일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상대방의 호감을 얻으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심리학이 가르쳐 주는 세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18세기의 미국 정치인이었던 벤자민 플랭클린은 펜실베니아 주 의회에서 어느 의원의 협조를 받아야 할 일이 있었답니다. 냉담한 그 의원의 호감을 사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는 의원에게 머리를 숙이고 간청하는 대신에 완전히 다른 행동을 보였습니다. 플랭클린은 그 의원이 아주 희귀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책을 이틀만 빌려 줄 수 있냐고 부탁했습니다. 그 의원은 책을 빌려 주었습니다. 다음 주 주의회 의사당에서 그 의원은 플랭클린을 만났을 때 친하게 말을 걸어왔고 그 후에는 놀랍게도 무슨 일이나 협조를 해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플랭클린은 이 효과를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내게 친절을 베풀어 준 사람은 내가 친절을 베풀어 준 사람보다도 더 기꺼이 또 다른 친절을 베풀려고 한다.” 

  여러분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그에게 부탁을 해보세요. 물론 들어 줄 수 있는 작은 부탁이어야겠지요.  

여러분 뒷 담화를 즐기시나요.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면서 제삼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 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남의 이야기를 하기를 좋아하지요. 그런데 상대방과 남의 이야기를 하면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친해질 것 같은데 이곳에도 놀라운 심리학이 숨어 있답니다. 

  오하이오 대학의 존 스코론스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들에게 배우들이 친구나 친지에 대해 험담하는 장면이 나오는 비디오테이프를 보여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그 친구는 동물들을 아주 싫어해. 오늘 거리에서 강아지를 보더니 비키라고 발로 걷어차지 뭐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실험참여자에게 뒷 담화를 한 배우의 성격을 평가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놀랍게도 그들은 짧은 비디오만 보고 그 배우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였습니다. 이를 심리학은 ‘자발적 기질 전이’라고 부른답니다. 뒷 담화 시에 듣는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묘사하는 상대의 특성을 말하는 사람과 연관짓기 때문에 그 특성이 말하는 사람에게 전이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친구나 동료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좋은 측면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여러분을 좋은 사람으로 여기고, 반대로 나쁜 점만 늘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여러분을 나쁜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이론을 읽고 제가 그 동안 뒷 담화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대해 얼마나 많이 나쁜 면을 이야기 하였는지 돌아 보았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졌을 것을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습니다. 그리고는 결심하였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뒷 담화에서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이야기 하지 말아야 하겠다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그러나 이렇게 살면 재미는 좀 없을 것 같습니다. 속된 말로 남을 씹는 것이 재미는 있거든요. 그러나 그 결과가 너무 나쁜 것 같습니다. 

  끝으로 흉내 내기 효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네덜란드 네이메헨 대학의 연구팀이 실행한 연구입니다. 연구팀은 레스토랑에 가서 여종업원에게 손님이 오면 테이블로 안내한 뒤 다음 두 가지 방식중 하나로 주문을 받게 하였습니다. 첫째는 공손하게 손님의 주문에 귀 기울이면서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하라고 하였고 두 번째는 손님이 말한 주문을 그대로 반복하여 말하도록 하였습니다. 손님들은 어느 쪽에게 팁을 많이 남겼을까요. 자신의 말을 반복하는 것을 들은 손님 쪽이 다른 쪽 보다 70%나 더 많은 팁을 남겼습니다. 그 팀이 연구한 추가 연구에서 사람은 자신을 흉내 내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상대가 몸을 숙이면 따라서 몸을 숙이고 다리를 꼬면 같이 다리를 꼬고 상대방이 손동작을 하면 그것을 따라 하라는 것입니다. 단, 상대방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적당하게 하여야겠지요. 그러면 상대방이 여러분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는군요. 어떻습니까. 당장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시나요. 특히 청춘남녀는 자신이 유혹하고 싶은 상대에게 써 볼만하지 않을까요.  

  오늘 상대가 여러분에게 호감을 느낄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 세 가지는 리처드 와이즈먼이 쓴 최근 베스트셀러 ‘59초’라는 책에 나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이 너재미있어 서울로 가는 기차 안에서 단숨에 읽어 버렸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읽어 보세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09.11.16.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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