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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번째 편지 - 감사합니다

 

지난주는 "감사(感謝)합니다"라는 말을 유독 많이 생각하고, 많이 듣고, 많이 말한 한 주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생각하기

저는 몹시도 춥던 지난 17일 시내를 한 30분 걸었더니 그만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6개월 만에 체중을 10킬로그램 줄여 지방이 없어졌기 때문인지 추위에 무척 약해진 것입니다. 일주일 동안 수액주사를 두 번이나 맞고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집에서 몸조리를 하였습니다. 그 바람에 건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주 주위에서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2건이나 받게 되었습니다. 20일 한 분을 병문안하고 병원을 나서면서 감기는 좀 걸렸지만 그래도 큰 병 걸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저 자신에 대해 저도 모르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듣기 1

같은 날 저녁 지난 2년간 옥고를 치른 분을 만나 식사를 같이 하였습니다. 그분은 식사하는 내내 감사라는 표현을 여러 번 하였습니다. "교도소 들어가 보면 매사에 감사를 느낍니다. 따뜻한 물 한 바가지, 종이 한 장이 그렇게 감사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너무 풍족해서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를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지요. 저는 2년간 매사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년간 고생을 하고 나온 분 입에서 듣기 어려운 말을 들으면서 일상에 얼마나 감사하고 살고 있는지 자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듣기 2

아내 친구의 암 소식을 듣고 얼마 전 어느 분이 저에게 보내 주신 카톡이 생각나 찾아보았습니다. [미국의 어느 기업인이 척추암 3기 판정을 받고 곧 죽을 것으로 절망하였는데 몇 달 만에 병상에서 일어나 다시 출근하였답니다. 사람들이 놀라 어떻게 병이 나았냐고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전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병들게 된 것도 감사합니다. 병들어 죽게 되어도 감사합니다. 하나님, 저는 죽음 앞에서 하나님께 감사할 것밖에 없습니다. 살려 주시면 살고, 죽으라면 죽겠습니다. 하나님, 무조건 감사합니다.' 그랬더니 암세포는 없어지고 건강을 찾게 되었습니다." 감사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면역력을 높입니다. 그래서 "감사는 최고의 항암제요, 해독제요, 방부제이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내는 이 카톡을 그 친구에게 보내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말하기 1

저는 매사에 감사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을 모아 놓고 우리도 이제부터 감사를 표현하고 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사실 가족 간에 갈등도 있고 문제도 있지만 가족이 있다는 자체가 엄청난 감사 거리입니다. 논의 끝에 매일 아침 가족들끼리 양손을 마주 대고 눈을 바라보면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 해보니 다소 어색하였는데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양손에 전해지는 촉감, 시선이 주는 따뜻함,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주는 격려가 어우러져 자꾸 하고 싶어져 한번 인사하면 적어도 세 번은 하게 되었습니다. 장난 같지만 장난이면 어떻습니까? 좋은 일인데요.

가족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아내가 우리 집 강아지 이름을 [코니]에서 [탱큐]로 바꾸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코니]는 팝콘처럼 생겼다고 해서 콘을 길게 늘여 부른 별 뜻이 없는 이름이었습니다. 이 이름을 감사의 영어 표현인 [탱큐]로 바꾸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매일 수십번 [탱큐]를 외칠 수 있어 좋겠지요. 가족들이 동의하여 졸지에 [코니]는 [탱큐]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이렇게 하고 나니 강아지를 야단칠 때도 큰소리로 [탱큐]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말하기 2

22일 저희 회사도 송년회를 하였습니다. 전 직원이 레스토랑에 모여 재미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인사말을 준비하면서 어떤 메시지를 담을까 고민하다가 지난주 많이 생각하고 많이 들은 [감사]를 주제로 인사말을 하였습니다.

"먼저 오늘의 인사말은 감사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첫째 행복마루가 무사히 2017년 송년회를 맞이 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둘째 올해도 흑자를 기록하여 보너스를 지급할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합니다. 셋째 여러분들이 행복마루 가족으로 함께 일해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우리 행복마루는 [기업을 위한 부정 감사 전문 회사]입니다. 뜻은 다르지만 동음어인 [감사]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를 우리 회사 공식 구호로 제안하고 싶습니다. 건배를 제의하거나 행사를 마무리할 때 [감사합니다]를 외칩시다."

[감사합니다] 듣기 3

송년회가 다 끝나갈 무렵 깜짝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저에게 공로상을 준 것입니다. "공로상, 성명 조근호, 위 사람은 행복마루의 대표이사로 'CEO가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면 직원은 고객을 행복하게 만든다.'라는 경영이념으로 직원들을 가족같이 지켜오셨습니다. 이에 행복마루를 사랑하는 전 직원의 마음을 담아 이 상을 드립니다. 2017년 12월 21일 행복마루 임직원 일동"

저는 상을 받고 울컥하였습니다. 지난 6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6년의 시간이 늘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공연히 회사를 만들어 고생한다는 후회를 한두 번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 상을 받고 보니 제가 회사 만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행복마루와 함께 한 지난 6년의 시간이 모두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우연히도 지난 한 주는 [감사]를 생각하고 듣고 말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아마 예수님 탄생을 기리는 크리스마스 주간이었기에 더 그랬는지 모릅니다. 기독교에서는 [감사]를 특히 강조합니다. 데살로니가 전서 5장 18절에는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초대 교회 사람들에게 보낸 서신 내용입니다. 기독교인들은 핍박과 환란의 어려움이 오더라도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범사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기독교인이지만 "핍박과 환란에도 감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러나 매일 평범하게 다가오는 [일상]에는 감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7.12. 26.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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