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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번째 편지-웃는 것도 능력입니다.

 

웃는 것도 능력입니다.

 

인상학 강의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한분씩 앞으로 모셔서 그분의 인상을 놓고 이런저런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어느 점잖은 CEO 한분이 단상으로 모셔졌습니다. 그저 그렇게 수긍이 가는 평가가 끝나갈 무렵, 이 분이 마이크를 청했습니다. “제 인상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웃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웃기로 하였습니다. 더불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에 100번쯤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사업이 불길처럼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 후 사업이 잘 되기에 웃기에 태만해졌더니 사업이 곤경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분, 웃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꼭 웃으십시오.” 패션그룹 형지 최병오 회장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절절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강사 분은 이렇게 한마디 곁들였습니다. ‘웃는 것도 능력입니다.’ 가슴에 찡하게 여운이 남았습니다. ‘웃는 것도 능력이다.’


웃음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러나 파안대소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진을 찍을 때면 ‘김치’ ‘치즈’ 등의 말을 일부러 하도록 시킵니다. 그러나 사진사가 웃기려고 애를 써서 찍어도 그 결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저는 법무연수원장을 할 때 교육생들과 단체사진을 찍을 일이 일주일에도 몇 번씩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진을 파안대소하고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진을 찍을 때 사진사 옆에 직원 한 명이 웃기는 사진 판넬을 들고 있다가 사진을 찍는 순간에 들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타이밍이 정확치 않아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사진 한 장을 찍으면서도 웃는 모습으로 찍으려고 노력합니다.


사진 찍을 때 그저 한번 웃어주는 것도 쉽지 않은 것 보면 웃는 것도 능력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사진 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면 입은 웃고 있는데 전체 표정은 어두운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영국 BBC방송이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내었습니다. BBC방송은 가짜 미소를 찾아라(spot the fake smile)라는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조사는 간단합니다. 20명의 1-2초짜리 짧은 웃는 모습의 동영상을 보여주고 그 웃음이 진짜 웃음인지 가짜 웃음인지 답하게 하였습니다. 총 20명의 얼굴을 판독하고 나면 자신의 점수가 나오게 됩니다. 저는 재미삼아 해보았더니 15개를 맞추었더군요. 그러면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를 판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결정적인 차이는 가짜 웃음은 입 주위의 근육만을 사용하는데 진짜 웃음에는 눈 주위에 근육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이런 진짜 웃음은 웃는 척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진짜 즐거운 마음과 상상을 할 때 가능해집니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졸업앨범 속의 친구들이 모두 웃고 찍었겠지만 진짜 즐거운 마음으로 웃은 친구들만 눈까지 웃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눈웃음이 진짜 웃음인 셈입니다. 그래서 ‘눈웃음친다.’는 말에는 상대방을 좋아해 유혹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직원들에게 웃는 모습만 보여야지 결심을 하고 출근하곤 합니다. 그러나 생각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무거운 날은 출근하면서 그저 형식적으로 ‘굿모닝’합니다. 입으로만 웃는 인사를 한 것이지요.


흔히들 Smile과 Laugh를 구분하면서 Smile은 소리 없는 미소, Laugh는 소리 있는 파안대소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양적 예의로 소리를 내어 웃는 Laugh보다는 입가에 미소가 띠는 Smile이 인간관계에 더 중요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설명도 있습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 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Smile이든 Laugh든 중요한 것은 ‘눈’ 까지 웃는 진짜 웃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황 때문에 예의상 억지로 웃거나 훈련에 의해 직업상 웃는 것은 아무리 웃어도 타인은 물론 스스로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눈까지 웃는 웃음을 하루에 10번쯤 웃어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최 회장님 말씀처럼 운이 좋아질 것 같습니다. 속는 셈 치고 한번 실천 해보렵니다. 까짓것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뭐 어떻습니까? 그러나 경험에 의하면 돈이 들지 않는 이런 일들이 더 어렵기는 하지요.


여러분도 한번 눈웃음 쳐 보지 않으시렵니까? 혹시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 오해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번 해 보시면 어떨까요. 3월도 되고 하였으니 봄바람 난 셈 치시지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2.3.5.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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