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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번째 편지 - 행복마루 창립 6주년 기념식

 

지난 금요일 행복마루 창립 6주년 기념식을 하였습니다. 저는 창립 6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전에 그간의 방향과 속도를 점검하기 위해 월요편지를 뒤적거려 보았습니다. 2년 전 2015년 10월 26일 자 월요편지에 창립 4주년 기념식에 대한 내용을 적어 둔 것이 있었습니다. 6년의 기간중 4년이 되었을 때 한 기념식이었고 그때로부터 2년을 더 살았으니 지금 시점에 읽어보기에 적절한 내용이었습니다. 창립 4주년 때는 어떻게 반성하였는지 그리고 그때 새롭게 설정한 비전대로 지난 2년을 살아왔는지 돌아볼 수 있는 자료였습니다.

월요편지는 이런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행복마루는 5살로 살게 됩니다. 이제 갓난아이가 아닙니다. '자립'이라는 개념이 들어가야 할 나이입니다. 사실 고검장으로 퇴직하여 단순히 변호사로만 살지 않고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여 4년간 문 닫지 않고 살아온 것만 해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니어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지만 잘 나가는 스타트업 회사의 어마어마한 실적을 보고 있으면 무엇을 하였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났습니다. 2년 동안 문 닫지 않고 흑자로 살아왔지만 여전히 잘나가는 스타트업 회사를 바라보고 있으면 자괴감에 빠지는 것은 2년 전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업]의 한계인지 [능력]의 한계인지 성장의 속도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생존해 있음을 축복으로 느낍니다.

창립 4주년 행사에서 임직원들에게 파워포인트로 반성과 비전을 설명하였습니다. 월요편지는 반성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조근호가 확 바뀝니다 / 지시하는 CEO에서 질문하는 CEO로.]

저는 지시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확인할 것이 많습니다. 어떤 때 보면 혼자 바쁩니다. 어느 분이 이렇게 조언하십니다. '조 대표, 지시만 하지 말고 직원들에게 생각할 틈을 주세요. 이것이 바로 임파워먼트, 위임입니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챙기지 않아도 직원이 알아서 잘하게 됩니다. 누구나 시킨 일은 재미가 없는 법이거든요.'

[조근호가 앞에서 뜁니다 / Book CEO에서 Street CEO로]

집에 마케팅과 영업에 관련된 책들이 수십 권은 족히 될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만나 행복마루 서비스를 설명하는 것은 주저하게 됩니다. '영업을 하고 싶으십니까? 행복마루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많은 분에게 알리십시오.' 건설회사 회장이 직접 영업을 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는 영업 현장에서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앞장서야겠다는 결심이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 반성은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첫 번째 반성은 그 반성대로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많이 위임하였습니다.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확인합니다. 마음으로는 매일 회의하고 하루에도 몇 번 전화하여 지시한 사항을 확인하고 싶지만 자제하고 있습니다. 임직원의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며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반성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30년 이상 밴 공무원의 체질이 쉽게 바뀌지 않는 모양입니다. 아직도 제 비즈니스를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심리적 저항이 있음을 느낍니다. 혹시 무관심과 거절을 겪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이 아직도 저의 발목을 잡습니다. [거절]의 소중함을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고 강의 때도 이야기하지만 정작 저 자신은 영업맨이 되기에 아직도 멀었나 봅니다. 전설적인 뇌성마비 영업왕 빌포트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거절은 더 좋은 상품으로 다시 와 달라는 신호이다."

그러면 창립 4주년 행사 때 직원들에게 선포한 비전은 무엇이었을까요?

"[행복마루가 글로벌 해집니다 / Happy Maru에서 HM Consulting Inc, HM Partners로]

얼마 전 홍콩에 있는 외국 로펌 변호사와 컨퍼런스콜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변호사가 Happy Maru를 잘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순수 토종으로만 살 생각으로 적당히 만든 영어 명칭인데 이제 정비를 하여야 하겠기에 HM으로 개명 작업 중입니다.

[행복마루가 마케팅을 합니다 /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우리가 뭘 잘하는지 알 때까지]

행복마루 법률사무소가 무엇을 잘하고 행복마루 컨설팅은 무엇을 어떻게 컨설팅하는지 아는 사람이나 아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요? 이것을 늘리는 작업이 바로 마케팅일 것입니다. 5살 행복마루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하려 합니다.

[행복마루는 인재를 키웁니다 / 모두의 몸값이 두 배 되도록 함께 공부하고 배우는 조직]

준오헤어 강윤선 대표님의 강의 내용 중 저에게 충격을 준 대목이 있었습니다. 미장원을 차려 영업을 한 지 11년째 되던 1993년, 이대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집을 팔아 직원 열댓 명을 모두 데리고 영국 비달사순에 유학을 갔다고 하였습니다. 과연 행복마루는 직원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하였던가. 그저 일을 시키기에 급급하였던 것이 아닌가. 행복마루 구성원들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인재 양성에 힘을 쏟을 방침입니다."

이 비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첫 번째 두 번째는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실천에 옮기고 있지만 세 번째는 일이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 10월 21일 전 직원 워크샵에서 공부할 계획을 하고 있기는 하나 그것으로는 태부족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4차 혁명 시대에 직원들을 경쟁력 있는 인력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합니다.

저는 창립 6주년 행사의 인사말을 하면서 4주년 행사의 반성과 비전을 돌이켜 보며 두 가지 메시지만 던졌습니다.

첫째 직원에 대한 칭찬과 감사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조직의 핵심은 CEO가 아니라 구성원입니다. 구성원의 기가 살아야 회사도 삽니다. 저는 회사를 6년간 경영하면서 임직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습니다. 제가 혼자 꿈을 꾸고 혼자 아이디어를 내고 혼자 달려서 이룰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였습니다. 임직원 모두가 함께 꿈을 꾸고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함께 달릴 때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CEO인 저의 역할은 앞에서 끄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박수치고 응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으로 임직원의 이름을 거명하며 칭찬하고 감사의 표시를 하였습니다.

둘째 한가지 비전만 제시하였습니다. 행복마루를 빅데이터 관련 회사로 변신시키자고 주창하였습니다. 저희 회사는 컴퓨터 안에 있는 자료를 분석하여 컴플라이언스 감사나 부정비리 감사 등을 하는 회사입니다. 부정비리는 흔히 알려진 개념이라 모두 잘 아시지만 컴플라이언스 감사는 준법경영 감사로 번역되는 비교적 낯선 개념입니다. 요즘처럼 국가기관의 조사가 강도 높게 이루어지는 경우 회사들은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지 난감합니다. 그때 행복마루는 미리 회사의 데이터를 조사하여 문제가 될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여 대응책을 마련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다 보니 데이터를 비교적 많이 다루게 됩니다. 이 빅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자동으로 준법경영 여부와 부정비리 징후를 찾아내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얼마 전 2017년 5월 15일 자 월요편지에서 소개해 드린 대로 일차적으로 한번 도전하였다가 실패한 적이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 임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도전하자고 역설하였습니다.

행복마루는 계속 전진할 것입니다. 때로 방향을 바꾸고 속도를 빠르게 혹은 느리게 하면서 나아 갈 것입니다. 행복마루 창립 기념식 때때마다 이 월요편지를 꺼내 읽어 보렵니다. 오늘 설정한 방향과 속도에서 얼마나 벗어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은 학창시절을 지난 세상에 나온 지 몇 년이 되셨나요.

아마도 창립은 아니더라도 자립 몇 주년이라는 개념은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가끔 그 자립의 방향과 속도를 점검해 보시면 어떨까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7.10.16.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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