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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번째 편지-다시 한번 ‘30일 동안 새로운 것 도전하기’를

 

        다시 한 번‘30일 동안 새로운 것 도전하기’를


명절 잘 지내셨습니까? 무려 4일 동안 무엇을 하고 지내셨나요? 지난주 금요일, 그러니까 4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황금연휴를 멋지게 보내야지 하고 생각들 하셨을 텐데. 결과는 어떻게 되셨나요? 생각대로 멋진 황금연휴가 되셨나요? 아니면 역시 종전과 별다름 없이 그저 그렇게 알토란같은 4일 연휴가 지나가 버리고 마셨나요?


저는 4일 동안 한 가지만큼은 악착같이 하였습니다. 바로 지난번 편지에서 공개적으로 다짐을 하였던 ‘30일 동안 새로운 것 도전하기’의 그 도전인 하루 1시간 걷기입니다. 공개적으로 약속을 하고나니 안 지키기가 어렵더군요. 이것하나 지키지 못하면 공개적으로 망신당할 것 같은 생각에 기를 쓰고 걸었습니다. 특히 일요일부터 엄청나게 추웠습니다. 그런 혹한 속에서도 완전무장을 하고 1시간씩 걸었고 월요일은 2시간을 걸었습니다. 방배동 집에서 출발하여 반포대교를 건너 이태원을 통과하여 남산까지 걸었습니다. 아내가 감기라도 걸리면 어떻게 하냐며 말렸지만 고집을 부렸습니다.


1시간 걷기를 지난 15일부터 시작하였으니 어제까지 10일을 걸은 셈입니

다. 작심 3일은 지났습니다. 벌써 10일이 되었으니 성공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입니다. 앞으로 20일만 버티면 ‘30일 동안 새로운 것 도전하기’의 첫 번째 시도가 성공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해보니 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막연히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보던 것에 비해 마지막 날을 정해 놓으니 훨씬 쉬운 것 같습니다. 제가 저의 도전기를 이렇게 열심히 설명 드리는 것은 혹시 금년 목표가 벌써 작심 3일이 되신 분이 계시면 다시 도전해 보실 용기를 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연휴 동안 걷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오랜만에 공부도 하였습니다. 지난해 말, 사놓고 손을 대지 못하고 있던 도올 김용옥 교수님의 신간 ‘중용, 인간의 맛’을 읽어 나갔습니다. 김 교수님의 ‘구라’가 워낙 좋아 4서3경의 4서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중용’을 끝까지 읽어 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만치 않은 동양철학 책을 완독하고 나니 가슴 밑바닥에서 희열이 밀려 올라왔습니다. 바삐 사는 탓에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학문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이 살아나는 느낌도 함께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 책을 보면서 가슴에 와 닿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가 지혜롭다고 말하는데 나는 중용을 택하여 지키려고 노력해도 불과 만 1개월을 지켜내지 못하는구나!’” 김 교수님은 이 대목 해설에서 공자는 자신을 낮춤으로써 범용한 인간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중용에는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공자님께서는 ‘보통사람들이 선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자세’와 관련하여 이런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십시오. 이렇게만 되면 비록 어리석은 자라도 반드시 현명해지며 비록 유약한 자라도 반드시 강건하게 될 것입니다.”


중용은 이 같이 끊임없는 ‘노력’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용옥 교수님은 이 부분 해설에서 순자의 책 한 대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간다고 뽐낸다. 그러나 조랑말이라도 열심히 가기만 하면 열흘이면 같은 목적지에 너끈히 도달할 수 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목표를 정해 실천해 보다가 며칠 만에 잘 안되면 금방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포기하고 말지요. 우리는 성인군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성인의 반열에 오르신 공자님께서도 1개월을 꾸준히 하기가 정말 어렵더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남보다 100배 더 노력하여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1,000배, 10,000배는 더 노력하여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번에 안 되더라도 순자의 말처럼 남이 하루에 가는 거리를 열흘에 가면 어떻습니까? 인생은 그 정도는 여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나고 보면 우리는 너무 조급하여 너무 쉽게 포기하고 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포기가 너무 일상화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30일 동안 새로운 것 도전하기’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보실 생각 없으신가요. 조근호도 하는데 하고 말입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2.1.25.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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