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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번째 편지-여러분 2012-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여러분, 2012-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월요편지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여러분은 새해 첫날의 일출을 어디에서 맞이하셨나요. 대한민국 전역에 구름이 끼어 아깝게도 11일 일출을 직접 눈으로 보지는 못하였지만 정확하게 한반도는 지역에 따라 731분에서 745분 사이에 새해 첫날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지난 주말 짧게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네 부부가 연말연시를 제주에서 맞았습니다. 당초 계획은 성산 일출봉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는 것이었지만 숙소에서 너무 멀어 숙소 근처 별도봉이라는 오름에서 일출을 보기로 하였습니다. 별도봉은 성산 일출봉처럼 그리 알려진 곳도 아니라서 부지런한 동네사람들 몇몇이나 만나려니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가보니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사회자의 진행 속에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출시간은 되었지만 구름에 뒤덮힌 하늘은 동트는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도 사회자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하였고 일출 시각이 되자 여러분 드디어 해가 떴습니다. 그런데 구름도 같이 떴습니다.’하고 넉살을 부렸습니다. 이어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소망을 담은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냈습니다. 저도 아내와 함께 소망을 빌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새해를 맞이하셨나요. 저는 작년까지는 송구영신 예배에 참석하였는데 금년에는 해돋이를 하였습니다. 누구는 멀리 동해까지 찾아가서 누구는 집에서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새해 소망을 빌어 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11일의 그 감동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하였던 결심이나 계획도 잘 실천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수십 년을 살아왔습니다. 앞으로 맞이하는 새해도 또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녹녹하게 놔두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아마도 내년 11일 이 편지를 다시 읽어보면 빙그레 웃음이 나올 것입니다. 2012년도 별반 다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새해를 맞는 감흥을 노래한 그 수많은 시 구절도 미래에 대한 꿈과 소망을 웅변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그 어느 글귀도 새날의 감동이 쉬 사라지고 새해의 결심이 곧 무디어지는이 자연의 섭리를 막아내지는 못하였습니다. 나이를 한 살 두 살 더 먹을수록 이 섭리를 깨달은 것을 지혜로 생각하고 이 섭리 앞에 고개를 숙이며 순응하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11일도 1231일이나 12일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똑 같은 날이라는 무감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자연의 섭리에 과감히 도전하고 극복하렵니다. 11일의 의미를 늘 가슴에 품고 살고 싶습니다. 새해 첫날 솟아오르는 태양의 찬란한 기운을 매일 매일 온 몸으로 느끼며 살아가렵니다. 가능할까요.

저는 새해 첫날 엉뚱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인데 새해 첫날이라는 의미가 그토록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이라면 그날의 감동을 자주 느끼게 만들 수는 없을까. 일 년에 한번이 아니라 한 달에 한번 씩 느낄 수는 없을까.

저는 그 해법으로 2012년을 열둘로 나누어 1월은 2012-1, 2월은 2012-2, 3월은 2012-3년 식으로 이름 붙이고 매해 첫날에는 우리가 새해 첫날 하듯 해돋이도 하고 자신의 소망도 빌고 새로운 결심도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장난 같아 보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니 훨씬 여유 있어졌습니다. 2012-1년에 비록 마음먹은 대로 계획이 잘 이루어 지지 않고 작심삼일이 되어도 한 달만 지나면 2012-2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저는 2012-1년의 소망을 이렇게 빌어 봅니다.

저에게 욕심을 버리게 해주소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자제하게 해주소서. 수많은 계획을 짜고 곧 지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깨어나게 하소서. 대신 간절히 소망하는 한 가지만은 꼭 가슴에 품고 반드시 이루어 내게 하소서. 둘도 아닌 반드시 한 가지를 오늘부터 2012-1년 남은 30일 동안 매일매일 실천하게 해 주소서. 그것이 운동이든, 공부든 무엇이든 이 한 가지만큼은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이루어 내게 해주소서. 그러나 중간에 그만두게 되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않게 용기를 주시고 2012-2년에 다시 도전해보라고 격려해주소서. 그리고 2012-2년의 첫날 다시 산에 올라 신년 해돋이를 하며 솟아오르는 태양의 기운을 가슴에 안고 새로운 꿈을 꾸게 해 주소서.”

여러분 2012-1년 새해를 맞이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여유 있는 마음으로 한 가지만 소망해 보십시오. 여러분에게는 2012-2, 2012-3년 등등 많은 새해가 남아 있으니까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1.1.2.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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