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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번째 편지 - 당신과 행복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드디어 이번 주 제 책이 나옵니다. 월요편지를 내용으로 한 세 번째 책입니다. 저는 머리말을 쓰면서 2011년 8월 2일 검찰을 떠난 이후 지내온 5년 5개월을 회고하였습니다. 다음은 "행복한 인생을 살려면"이라는 제목의 머리말입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한 뒤 사법연수원생으로 2년, 검사로 28년, 변호사로 5년을 살았습니다. 2008년 3월 11일에 대전지검장이 되면서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할까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마다 직원들에게 편지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초임검사 시절 상사에게 “일기를 쓰지 않으니 문장이 이렇지”라고 야단맞은 제가 편지를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직원들에게 제 마음을 전할 유일한 방법은 편지뿐이었기 때문입니다.

3월 24일 첫 번째 월요편지를 썼습니다. 그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생각납니다. 검사장의 편지를 받은 직원들이 답장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한다기에 두 번째 편지에 답장하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2008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대전지검장으로 월요편지 마흔두 통을 썼습니다. 이를 묶어 《조근호 검사장의 월요편지》라는 책을 냈습니다. 월요편지는 계속 이어져 서울북부지검장 시절 스물다섯 통(2009년 1월~7월), 부산고검장 시절 일흔세 통(2009년 8월~2011년 1월), 법무연수원장 시절 스물여섯 통(2011년 1월~8월)을 썼고, 이 중 몇십 편을 모아 《오늘의 행복을 오늘 알 수 있다면》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2011년 8월 검찰을 떠나자 월요편지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검찰에 있을 때는 검찰 이야기를 주로 썼지만, 퇴임 뒤에는 제 인생 이야기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월요편지를 쓰기 전에는 하루하루 업무에 좇겨 인생을 고민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월요편지를 쓰면서부터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내가 누구인지 Who am I?’ ‘인생이 무엇인지 What is life?’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How to live?’ 옛날 그리스 철학자들이 하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월요편지를 통해 어떻게 하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몽테뉴를 좋아합니다. 몽테뉴는 1533년에 태어나 1592년 60세까지 살았습니다. 스물두 살부터 서른일곱 살까지 판사를 하였고, 은퇴 뒤에는 23년간 자신을 관찰한 글 107편을 썼습니다. 이를 묶은 책이《수상록》입니다.

“월요편지가 점점 몽테뉴의 《수상록》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주제넘은 생각이지만 그 정신만은 닮고 싶습니다.”(2012. 10. 8자 월요편지)

저는 종종 왜 이런 귀찮은 작업을 사서 하느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직원들과의 소통수단으로 시작하였기에 그것이 이유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또 다른 이유가 생겼습니다.

니체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라는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다. 독자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기 위함도 아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를 통해 자기를 극복했다는 일종의 증거다. 낡은 자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간으로 탈피했다는 증거다. 나아가 같은 인간으로서 자기 극복을 이룬 본보기를 제시함으로써 누군가를 격려하고자 함이요, 겸허히 독자의 인생에 보탬이 되려는 봉사이기도 하다.”

저의 월요편지는 낡은 조근호의 자기극복 과정을 제 스스로 관찰하고 기록한 것입니다. 매주 이메일을 통해 월요편지를 받아보는 분들은 대부분 저를 아는 5천여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 일주일간 살면서 제가 저를 극복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위로가 되고, 어떤 날은 공감이 되고, 어떤 순간에는 도전이 되는 이야기를 해오고 있습니다.

30년 공직에서 벗어나 50대 후반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인생을 그대로 보여드려 스스로 삶을 돌아볼 기회를 만들어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인생을 여행길이라고 생각하여도 좋고 아니면 저처럼 운명과의 복싱 경기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생이 무엇일까’ 늘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도 인생 연구가 취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아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에 대해 ‘얼마나 자주, 그리고 깊이 있게 생각하느냐’입니다.” (2016. 6. 7자 월요편지)

2008년 3월 24일 첫 번째 편지를 쓴 이후 2016년 말까지 총 446통의 월요편지를 썼습니다. 이번 책은 2011년 8월 2일 검찰을 떠난 뒤 쓴 280통의 편지 중 같은 주제의 편지 두세 통을 묶어 다시 글을 다듬고 덧붙인 것입니다. 이 작업을 통해 당시에는 깨닫지 못한 것들을 더 담을 수 있었습니다. 글을 새로 쓰는 만큼 힘이 드는 작업이었지만 5년간의 자기극복 과정을 온전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니체는 “인생이란 자신이라는 인간을 체험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매주 월요편지를 통해 저를 체험해왔고 앞으로도 저를 계속 체험할 것입니다. 저는 이 체험을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이같이 머리말을 쓰고 책 제목을 어떻게 정할지 고민하였습니다. 그 고민을 "책 제목 이야기"라는 내용으로 책날개에 적었습니다.

"책 제목을 고민하면서 먼저 [인생]을 생각하였습니다. '품격있는 인생을 향하여' '시기를 사지 않는 인생을 원하노라' '인생공부는 끝나지 않는다’

다음으로 [내용]에 주목하였습니다. '힘들 땐 뒤를 돌아보자' '인격의 완성을 향한 삶' '당신과 행복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월요일]을 강조하였습니다. '내 취미는 월요일의 인생탐구' '매주 월요일 인생을 고민하다' '일주일에 한 번, 인생을 말하다'

저는 수많은 고민 끝에 "당신과 행복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로 정하였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책 제목을 무엇으로 정하시겠습니까?"

이런 과정을 거쳐 책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7. 2. 6.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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