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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번째 편지 - 당신 인생을 바꾼 한마디‘터치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당신 인생을 바꾼 한마디‘터치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지난주 수요일 법무연수원에서 제가 주관하는 마지막 특강시간을 가졌습니다. 한양대학교 송영수 교수를 모셔 2011년도 ASTD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ASTD는 American society of training and development의 약자로 전세계 100여개국 2만개 기업, 정부기관, 대학 등의 7만명의 인사 및 교육 담당자들이 회원인 세계적인 민간기구로서 매년 교육훈련 및 개발 방법에 대한 국제회의를 개최합니다.

  올해는 지난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67회 회의가 개최되었고 전 세계 70개국에서 8500명의 참가자들이 참석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미국이외의 국가 참석자 2,100명중 한국이 451명으로 제일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150개 기업과 정부기관에서 참석하였습니다. 법무연수원과 같은 정부교육기관도 상당수 참석하였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이런 회의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법무연수원은 글로벌 감각이 부족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법무연수원장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법무연수원 전 직원들에게 글로벌 감각을 선물해 주고 싶어 이 특강을 준비하였습니다. 내용 하나하나가 신선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3개의 기조연설중 하나가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업인 더그 코난과 리더십 전략가 미트 노가드가 같이 연설한 ‘터치 포인트’라는 개념이었습니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 던지는 결정적인 한마디’가 바로 터치 포인트라는 것입니다. CEO가 말한 결정적 한마디가 직원들을 감동시키고 회사 분위기를 바꾸어 성과를 올리게 한다는 것입니다. 연설에 소개된 두 가지 사례입니다.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10개의 갈비뼈와 목뼈가 부러져 3시간의 대수술을 받은 환자가 눈을 뜨고 들은 아내의 ‘I''m here''는 자신이 살았다는 안도감을 줍니다.

  대학교 시절 학업에 충실하지 않고 방황하고 있는 학생에게 교수님이 던진 ''You can do better''는 그의 인생을 바꿔 교수가 되게 한 결정적 한마디였습니다.

  저는 특강을 들으며 저의 인생에 ‘터치포인트’는 무엇이 있었는지 회상해 보았습니다.

  저는 어려운 집안사정으로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 때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왔다가 방학이 끝나고 부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지 못한 채 반년을 지냈습니다. 그래서 제 인생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2학기가 없습니다. 사정이 나아져 6학년 1학기 우이국민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그러나 한 학기를 공부하지 못해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약간은 위축되고 제 딴에는 가슴앓이를 제법 하였습니다. 이런 사정을 아시게 된 담임선생님이 저에게 용기를 주려하셨습니다. 국어시간에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 다른 학생과 똑 같이 읽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고 나자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근호는 우리나라 최고의 성우인 구민씨보다 더 감정을 잘 넣어 읽었다.’고 최고의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이 한마디는 나는 다른 학생과 다르고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 넣어주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순간이 생생하게 가슴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결국 졸업할 때 반에서 1등을 하였습니다.

  또 떠오르는 터치포인트가 있습니다. 1995년 3월 고등검찰관 승진 인사가 있었습니다. 이미 1994년 9월에 13기 동기생 25명이 고등검찰관에 승진하였고 저는 승진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마저 탈락하면 앞날에 희망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과는 동기생 30명이 추가로 고등검찰관으로 승진하였는데 저는 명단에 없었습니다. 당시 장인어른이 구속되는 등 특수사정이 있기는 하였으나 55명의 고등검찰관 명단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절망적 상황이었습니다. 단 한 통의 위로의 전화조차 없었습니다. 그런데 단 한사람 사법연수원 한 기수 아래이지만 나이는 저보다 많아 평소 형님이라 호칭하던 한 검사가 전화를 주었습니다. 전화선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굵은 목소리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조검사, 인생은 역전하는 재미로 사는거요.’ 수화기를 내려 놓고 한동안 멍하였습니다. ‘그래, 역전하자.’ 저는 그 터치포인트에 힘입어 결국 고검장까지 올라갔습니다. 저는 그 이후도 어려울 때마다 이 말을 회상하였습니다. 아마도 그 검사는 지금 그 말을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 주인공이 현재 한나라당 홍준표 당대표입니다.

  30년간 몸 담았던 검찰과 이별하는 이 순간 제가 저에게 어떤 터치포인트를 해줄 수 있을까요. 어떤 터치포인트가 가장 필요할까요. ‘인생은 도전하는 재미로 사는거요.’ 저에게 꼭 필요한 터치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 오늘 가까운 사람에게 터치포인트를 말해보세요. 그의 인생이 바뀔지 모릅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11.7.25.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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