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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부 간에 대화가 잘 통하시나요 (2008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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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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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전지검장이 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여러 가지 일을 하였습니다. 여러분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일부에는 조심스럽지만 이런 의견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검사장이 행복경영을 주장하고 직원을 고객으로 대해 주는 것은 좋으나 점심시간에 야외 간담회를 하는 것이 혹시라도 청 기강을 해이하게 만들지 않을까 염려하는 견해가 있다고 합니다.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둘째는 검사장이 혁신을 역설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전략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위해 워크아웃을 실시하는 것이 지나치게 직원들에게 업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검사장이 바뀔 때마다 업무 부담을 늘리는 무엇인가를 추진하였으니 그렇게 염려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저는 일관되게 일하는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릅니다. 한편에서는 검찰 기강이 해이해질까봐, 한편에서는 업무가 많아질까봐 걱정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견해가 다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하기 나름 아닌가 생각됩니다.

 

야외 간담회를 하는 뜻은 간부와 직원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여 서로 믿음을 토대로 일을 잘해보자는 것이고,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뜻은 힘들게 일해도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여 야근을 줄이고 신명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하나가 되어 각장의 지위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두고, 그 혜택을 우리 모두 누리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제 저녁 한동대 이기복 교수님의 ‘행보한 부부대화법’이라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 교수님께서는 우리는 부부 간에 대화보다 침묵에 더 익숙한 것 아니냐고 화두를 던지고는 5가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첫째, 부부 간에 대화를 많이많이 하세요.

상대방이 내 말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탓하지 말고 내가 먼저 대화를 시작하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대화는 일부러 많이많이 하여야 한다며 ‘많이’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하였습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도 많이 하라고 말입니다.

 

둘째, 충고식이거나 판단식 대화를 하지 마세요.

우리는 대부분 배우자가 이야기를 하면 충고하거나 판단하려 하지요. 그러나 상대방이 진심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위로라고 단언하였습니다. 내 편이 되어 다른 사람 욕도 하고 같이 화도 내주기를 원하는 것이랍니다. 대화할 때는 그 사람 수준으로 내려가 그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셋째,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 주세요.

<경청>이라는 책이 한동안 대 히트한 적이 있습니다. 경청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는 말하려고만 하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이 교수님은 맞장구를 잘 쳐주라는 말로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맞장구를 잘 쳐준다는 것은 경청한다는 증거이니ᄁᆞ요.

 

메리 케이 코스메틱(Mary Kay Cosmetics)의 창업자 메리 케이 애쉬 여사는 인간관계론의 대가입니다. 그분은 이렇게 경청의 중요성을 이야기 합니다. “듣는 것은 하나의 기술입니다. 북적대는 방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할 경우라도 나는 그 방에 우리 둘만 있는 것처럼 그를 대합니다. 다른 것은 모두 무시하고 그 사람만 쳐다봅니다. 고릴라가 들어와도 나는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반대로 아무도 없는 방에 둘이 있어도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텔레비전을 보고 있지나 않나요?

 

넷째,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주세요.

아내는 아무리 살림이 힘들어도 남편이 아내의 마음을 알아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풀린다고 합니다. 아내에게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는 그 무엇보다 효과 있는 피로회복제가 된다고 힘주어 말하였습니다.

 

다섯째, ‘사랑해요, 미안해요, 고마워요.’라는 말을 하세요.

말로 하기 쑥스러우면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로 하라고 권하였습니다. 마음을 닫고 있는 사람에게 먼저 이 말을 사용하라면서 “조그마한 갈등이 있어도 결혼이 무너질지 모릅니다. 대화로 푸세요.”라고 결론지어 말하였습니다.

 

메리 케이 애쉬 여사는 모든 사람이 머리 위에 다음과 같이 쓰인 표지판을 하나씩 달고 다닌다고 상상하였답니다. “내가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해주세요.” 그녀는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다 한답니다. 부부는 서로 자신의 머리 위에 ‘사랑해 주세요.’라는 표지판을 달고 사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우리는 그 표지판을 보지 못해 그 말을 못 해주고 사는 것 아닐까요?

 

저는 이 강의를 들으면서 이 5가지 원칙은 부부 간에만 통용되는 원칙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는 모두 통용되는 원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전지검의 두 가지 염려는 모두 위와 같은 대화 부족으로 생기는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 모두 상사나 부하들과 이번 한 주 5가지 원칙을 가지고 대화해 보세요. 모든 걱정이 사라지고 서로 믿음이 생길 테니까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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