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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째 편지-여러분은 진정한 친구를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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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08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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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뒤러는 미술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가난으로 학비를 댈 수 없자 공부를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뒤러에게 한스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한스가 찾아와 말했습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우리 둘 다 공부를 계속할 수 없을 것 같아. 우선 네가 먼저 미술 공부를 하는 거야. 난 일을 해서 학비를 댈게. 네가 공부를 다 마치고 난 다음에 내가 이어서 공부를 하는 거지. 그땐 너도 돈을 벌 수 있을 테니 내 학비를 대주면 되잖아?" 한사코 사양하는 뒤러를 학교로 보내고 한스는 일을 하며 매달 뒤러에게 학비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자, 뒤러는 학교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고 그림도 조금씩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러는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친구가 일하는 식당으로 달려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뒤러는 창가 아래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는 한스를 발견했습니다. "하나님! 제 손은 이미 너무 굳어버려 그림을 그릴 수가 없습니다. 저의 몫까지 뒤러가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뒤러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훌륭한 화가가 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자신을 위한 아낌없는 희생과 간절한 기도 앞에서 뒤러는 큰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에서 연필을 들어 기도하는 거칠고 투박한 손을 그렸습니다. 이 그림이 바로 알버트 뒤러의 명작 '기도하는 손'입니다.

 

여러분은 '한스'에 해당하는 친구를 가지고 계신가요. 저는 지난 주말 고등학교 친구 몇몇 부부와 함께 어느 친구 집들이에 갔었습니다. 신혼시절에나 하던 집들이를 20년이 훌쩍 지나 한다는 사실과 한동안 뜸하였던 친한 친구들을 만난다는 사실에 마음 설레었습니다. 예상대로 우리들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12시까지 이야기 꽃을 피우다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 친구들이 나이가 들고 서로의 처지가 변화하면서 예전처럼 그렇게 편한 사이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세속화된 자신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합니다. 어느 친구는 지위 때문에 불편하고 어느 친구는 돈 때문에 불편하고 어느 친구는 서로의 관심사 때문에 불편합니다. 그래서 보통 이렇게 말들 합니다. 어릴 적 친구보다 사회에서 만난 서로 처지가 비슷한 사람이 더 편안하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한스'는 사회에서 만난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릴 적 친구 중에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한스'를 가지는 일보다 자신이 '한스'가 되는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누군가의 '한스'가 될 수 있을까요. 즉,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리즈 하가드가 쓴 영국 BBC다큐멘타리 행복에서는 타인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법을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첫째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친구를 얻을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둘째 먼저 말을 걸라고 충고합니다. 모임에 가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말을 걸어 보라는 말입니다.

셋째 친구들과 새로운 도전을 하라고 말합니다. 친구사이를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면 자원봉사를 하든, 독서모임을 하든, 여행을 하든 공동의 목표를 가져보라고 권합니다.

넷째 사회생활로 친분을 쌓은 사람과만 사귀는 태도를 버리라고 지적합니다. 당신의 공적인 지위를 재확인해 줄 뿐인 친구들만으로는 우정의 참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특히 네 번째 조언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옛 친구들을 만나는데 소홀히 하고 새 친구를 사귀는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옛 속담에도 있듯이 포도주와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고 말입니다.

 




 1937년 미국 하버드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남학생 268명을 대상으로 72년간 그들의 인생사례를 연구한 결과가 최근 발표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1967년부터 이 연구를 주도해온 하버드 의대 정신과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여러분의 친구관계, 인간관계는 몇 점 쯤이나 되시나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09.5.18. 조근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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